법조계 “사유추가 재발의 할듯”
“‘편법’ 해석여지 있지만, 사태 심각성 볼 때 불가피” 의견도
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7일 표결 불성립으로 폐기됐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탄핵안을 다시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특별한 사정변경 없이 재발의할 경우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12월 10일이면 정기국회가 종료된다. 11일이 되면 즉각 임시 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도록 하겠다”면서 “최대한 짧게 하면 3~4일 내에 (본회의 보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탄핵안은) 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계속 반대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얼마나 반국민적·반국가적인지, 내란수괴 범죄행위에 적극 동조한 공범인지를 국민들에게 역사 속에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발의를 놓고 법리적 다툼 여지가 있다. 법조계에서는 “회기를 바꿔서 재발의하더라도 추가적인 탄핵소추 사유가 제기되는 등 특별한 변경이 있지 않은 이상 납득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밝혀진 새로운 사실들을 추가해 재차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국회법 제92조는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회기를 쪼개서 한다는 발상자체는 편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구승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완전히 동일한 내용으로 상정할 경우 일사부재의 원칙이 문제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민주당이 사유를 추가하거나 내용을 일부 수정하는 등으로 일사부재의 위반을 피해온 만큼, 앞으로도 그런 방식을 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비상계엄 당시 국회 현장으로 뛰어갔다면서 “평소 개인적으로 검사·감사원장 탄핵에는 비판적이었지만, 이번 계엄은 정치성향을 떠나 너무나 실망스러웠다”며 “일부에서 재발의를 ‘꼼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볼 때 불가피한 방법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