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일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해 커피를 선결제 했다며 무료로 이용해 달라고 알리는 SNS 글. [X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시위 참여하시는 분들 위해 따뜻한 아메리카노 100잔 선결제 해놨어요. 꼭 따뜻한 커피 드시고 추운 몸 녹이세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 일대 카페나 식당에 ‘선결제’를 해 뒀으니 무료로 이용해 달라는 글들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글쓴이들은 “소박하지만 작은 마음을 보태봅니다. 방금 ○○○에 따뜻한 아메리카노 50잔 결제해뒀습니다. ‘△△△’라고 말씀하시고 많이 이용해 주세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위에 가지 못하니 ‘○○커피 여의도점’에 초콜릿라떼 50잔을 선결제 해놨습니다. 당 충전 하시고 추운데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정말 약소하지만 도움이 되고픈 마음에 따뜻한 유자차 선결제 15잔 해두었습니다. 시위 가시는 분들 조금이나마 따스하시길 바랍니다”라며 하나같이 시위 참여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
선결제를 알리는 글에는 선결제를 해둔 카페 및 음식점 지도와 이용 방법이 안내돼 있다. 시민들이 삼삼오오 선결제를 해 둔 메뉴도 커피를 비롯해 피로회복제, 햄버거, 베이글, 샌드위치, 김밥, 죽, 떡, 토스트, 김치찌개, 핫팩 등 다양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커피 100잔이 선결제 됐으나, 소진 후에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눔에 동참해 온기를 더했다.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여의도를 찾았다는 한 누리꾼은 이날 “커피 지원해준다는 곳 기억도 안나고 보이는 카페에 아무데나 들어가서 커피 결제하려니까 사장님이 ‘선결제 해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시위오신 분들은 그냥 드리고 있다’고 해서 그냥 커피를 받았다”며 “지원해주신 분들의 마음 잘 마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여의도 일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해 커피를 선결제 했다며 무료로 이용해 달라고 알리는 SNS 글. [X 캡처] |
한편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는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주축으로 한 진보성향 단체들은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범국민 촛불 대행진’을 열었고, 오후 4시 4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여 명이 집결했다. 주최 측 추산으로는 100만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퇴진광장을 열자’, ‘촛불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자’ 등 피켓을 손에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 “몰아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반면 광화문에선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앞에서 코리아나 호텔까지 이어진 보수집회에는 약 2만명이 모여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때도 얼마나 억울하게 탄핵을 당했느냐”라며 “이번에 또 당하면 우리도 똑같은 놈 되는거다. 목숨을 걸고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