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시각 광화문 환호성 가득…“국회 정상화 돼야”

“우리가 이겼다”·“윤석열 만세”
태극기 흔들며 일제히 환호성 터져


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7일 오후 5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모두 퇴장하면서 의결정족수(200명)를 채우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퇴장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있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보수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자유통일당 등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후 4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2만명, 집회측 추산 30만명이 모였다. 표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인파가 늘어 세종대로 9개 차로 중 7개 차로로 집회 장소가 확대됐다.

표결이 이뤄지기 15분 전쯤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발표한 비상 계엄 선포 브리핑 영상을 다시 보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전광훈 목사가 “지금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한다고 한다”고 전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국회 본회의가 시작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퇴장하자 전 목사는 “국민의힘 전원이 불참하면 (탄핵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200명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부결됐다”고 전하자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 만세”, “자유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태극기와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흔들었다.

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자유 대한민국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전 목사는 “우리 대통령 지지율 60% 만들 수 있지요”라며 “제2의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집회에 참가한 60대 초반 김윤태 씨는 “(탄핵소추안 부결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한 역사적인 날이다. 이제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웃음지었다.

3살 아이와 남편과 함께 경기도 안양에서 온 곽모(28) 씨는 “윤 대통령에게 좌경화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혼자 싸우고 있어서 마음이 아팠는데, 탄핵안이 부결돼서 다행”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됐다.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김모(34) 씨는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이 국가에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엄 선포는 당연한 것”이라며 “나라에 도둑놈이 많은데 국가의 리더가 이를 지켜보고 있으면 되나. 계엄은 정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까 두려웠는데, 2번이나 탄핵되는 건 말이 안되기 때문에 안될거라고 생각했다”며 “계엄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가를 위해 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힘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자유 대한민국 수호 광화문 국민혁명대회’ 참가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과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관한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


오늘 오후 1시부터 집회에 참가했다는 박모(49) 씨는 “오늘 광화문에 모인 지지자들 덕분에 국민의힘이 힘을 모아서 탄핵을 저지한 것”이라면서도 “지금 국민의힘은 분열되고 있다. 오늘 이후부터 국민의힘 중에서도 당을 파탄내려는 세력들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우원식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호소하며 투표 종료선언을 미룬 채 본회의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안이 5일 오전 0시 48분께 본회의에 보고돼, 이날 자정 이후인 8일 0시 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하다.

우 의장은 “(비상 계엄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세계가 어떻게 보겠나. 역사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를 하셔야 한다.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며 “꼭 들어와서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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