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ETF로 ‘벼락치기’ 해볼까…4대 운용사의 추천 전략은? [노후(NO後) 준비,지금부터]

연금계좌, 연말정산 세테크 ETF로 준비
“연금저축 600만원→IRP 300만원 순으로 납입”
“美대표지수·빅테크ETF로 ‘복리효과’ 챙겨야”


[챗GPT로 그린 시각물]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해 내내 국내 증시가 어려워지자 연말정산을 챙겨 손실을 메꾸려는 직장인들이 많다.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을 쏠쏠하게 받으려면 올해가 끝나기 전에 연금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세계 경제에 불확실한 상황이 펼쳐질 전망이라, 변동성도 관리하면서 미국 성장주를 담은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래에셋·삼성·KB·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국내 주요 운용사가 추천하는 ‘벼락치기’ 연말정산 팁을 정리했다.

“준비물은 연금저축+IRP 계좌”


정부는 노후 준비를 장려하기 위해 연금 상품에 가입한 국민에게 세제 혜택을 준다. 연금저축(펀드),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대표적이다. 두 계좌를 활용하면 연말정산 때 납입금의 13.2~16.5%를 돌려받을 수 있다.

IRP 900만원, 연금저축 600만원, IRP와 연금저축 합산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900만원을 꽉 채워 넣었다면 연간 총급여에 따라 148만5000원(5500만원 이하) 또는 118만8000원(5500만원 초과)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셈이다.

납입 한도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방법으로는 ‘연금저축 600만원+IRP 300만원’ 조합이 꼽힌다. 먼저 연금저축에 600만원을 채운 다음에 여유가 있다면 IRP 계좌에 300만원을 넣어 900만원을 채우는 방법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연금저축은 중도인출에 담보대출도 가능하고 주식도 100% 투자할 수 있다”면서 “연금저축을 채운 다음에 IRP(위험자산 제한 70%)로 넘어가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윳돈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에겐 이런 장기 납입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월 5~10만원 수준의 소액부터 연금저축에 넣다가 차츰 월 50만원까지 늘릴 것을 조언했다.

홍준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솔루션본부장은 “소액이라도 일단 세액공제 혜택을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며 “자동이체와 ETF 분할매수를 활용하면 장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접근성도 수익률도 美지수 ETF가 최적”


주요 운용사들은 연금계좌에 담으면 좋을 만한 상품에 일제히 미국 대표 지수 ETF를 꼽았다. ETF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복리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작년과 같은 고금리 국면에선 안전하면서 금리까지 높은 예금의 인기가 높았지만 올 들어 미국 증시가 꾸준히 오르자 S&P500이나 나스닥100과 같은 ETF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팀장은 “특히 은퇴시점이 많이 남은 20·30세대의 경우, 꾸준히 성장을 창출하고 있는 국가, 지역 및 산업의 주식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이 주목한 유망 섹터에는 ▷AI 등 기술혁신 ▷친환경 에너지 ▷헬스케어 등이 제시됐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만일 매번 유망 섹터 ETF를 찾기 귀찮다면 미국 대형주·채권·원자재 등을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자산배분 액티브 ETF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은퇴 시점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연금 투자의 핵심인데, 50·60세대의 경우엔 금리인하 수혜 섹터인 리츠를 활용하거나 금리형·월배당형 ETF, TDF를 함께 담는다면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좋다.

홍준영 본부장은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형 ETF나 인컴형 ETF 등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늘려 손실 가능성을 줄이고 안정적 수익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용사가 추천하는 연금 ETF 투자 조합은?


미 성장주를 넉넉하게 운영하고 싶은 연금개미에게 추천하는 조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삼성운용은 ‘KODEX 미국테크1조달러기업포커스(비중 20%)+KODEX 미국 AI전력핵심인프라(20%)+KODEX 미국반도체MV(15%)+KODEX 인도 Nifty50(15%)’를 선정했다. 미국 기술 성장주와 신흥국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반영한 전략인 것이다.

미래에셋운용은 미국 대표지수와 주요 기술주 섹터를 추종하는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등을 꼽았다.

월 배당에 초점을 맞춘 조합도 있다. KB운용은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20%)+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20%)+RISE 글로벌원자력(10%)+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30%)+RISE 머니마켓액티브(20%)’를 추천했다.

한투운용은 회사채 ETF로 안정성을 높이고 미국 빅테크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제안했다.

‘ACE 글로벌AI맞춤형반도체(10%)+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10%)+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10%)+ACE 미국빅테크top7 Plus(10%)+ACE 미국나스닥100(20%)+ACE 만기자동연장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 시리즈(40%)’ 등이다.

남용수 본부장은 “장기투자인 연금은 어떤 것을 언제 사는지보다 주식과 채권을 각각 어떤 비중으로 가져갈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왕 도공은 정나라가 항복의 표시로 보내온 예물 중 절반을 가장 공이 컸던 신하 위강에게 하사했다. 하지만 위강은 이를 사양, 평안할 때도 위기를 생각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면 즐거움을 오래 누릴 수 있다고 도공을 일깨웠다. 이게 바로 사자성어 ‘거안사위(居安思危·안정 속 위기 대비)’의 유래다. 거안사위는 개인 노후준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은퇴가 멀다고 느껴질수록 준비를 해둬야 더욱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은퇴가구의 적정 생활비는 300만원을 훌쩍 넘지만 실제로는 최저 생계비도 충당 못해 허덕이는 노령인구 비중이 높다. 생활비 마련도 60% 이상을 공적 연금·수혜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노후(NO後)준비, 지금부터’ 시리즈를 통해 각종 연금상품 파헤치기, 절세 노하우, 전문가 심층인터뷰 등으로 독자들과 성공하는 100세 시대의 문을 활짝 열 계획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