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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비상계엄 사태·탄핵 정국 등으로 지난주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추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에는 반도체 수출 빅사이클로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됐지만 지금은 내수 부진 등 대내외 여건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국회 탄핵 소추 부결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6일 역외환율(NDF) 기준 4.8원 상승한 1422.3원으로 마감했다”면서 “이를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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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증권] |
과거 탄핵 정국과 비교했을 때 경기 체력이 약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수출경기는 ▷반도체 수출 모멘텀 둔화 ▷중국 과잉 리스크 ▷트럼프 관세 리스크 등으로 악재가 쌓인 상황이다. 여기에 내수 경기 부진 마저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정국 불안 장기화가 국내 소비심리 및 기업들의 투자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내수 부진 현상이 더욱 심화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 6일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5.81포인트(0.69%) 내린 830.6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원·달러 환율 수준이 반영된 코스피 레벨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환율(원화 약세)일수록 원화 기준 코스피 지수보다 빠르게 떨어진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보면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의 전장 대비 낙폭은 4일 1.54%, 5일 1.57%, 6일 0.69%이고, 원화 표시 코스피는 차례로 1.44%, 0.9%, 0.56%이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안에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410원대로 뛰자 달러 환산 지수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던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연구원은 “아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다”면서 “최악의 경우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비 기준 역성장세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정국 불안으로 금융시장 단기 불안은 피하기 어렵지만 국내 경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의 추가 조정 폭 및 환율 추가 상승 폭은 어느 정도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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