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1위에 “준비 있었기에 가능”
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글로벌 S&M 담당)은 9일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갑자기 등장한 스타 상품이 아니다”며 “기술력이나 제품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그간 달성한 성과의 원동력은 고객과 쌓아온 신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사장이 이끄는 글로벌 S&M 조직은 전사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조직이 맡은 역할을 야구 경기의 ‘마무리 투수’에 비유했다.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잘 끌어온 ‘경기’를 고객과의 치열한 수 싸움을 거쳐 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받는 ‘승리’, 즉 높은 매출을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AI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회 요인에 집중해 HBM 및 일반 메모리 생산 역량을 재배치하고, 수요가 급증한 서버와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을 공략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부사장은 “HBM은 갑자기 등장한 스타 상품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호실적이 단기간에 이룩한 성과는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3세대 제품인 HBM2E부터 적극적으로 고객 인증 획득을 진행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며 “고객과 꾸준히 신뢰 관계를 쌓아, 중장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이렇게 쌓인 성과가 AI 시장의 개화를 만나 현재의 실적까지 만들어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의 ‘준비’는 고객과 신뢰로 연결된 진정한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그는 “기술력이나 제품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업 업무를 맡은 후, 항상 저의 목표는 고객과 깊이 공감하고 그들의 성공을 나의 성공으로 여기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었고, 그간 달성한 성과의 원동력 역시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과 쌓아온 ‘신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민감한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 급변하는 IT 환경에 대한 빠르고 유연한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산업 동향에 발맞춰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실적 상승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을 세워, SK하이닉스가 독보적인 AI 메모리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