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게 왕관 씌워주는 尹, 제주에 등장한 풍자 그림 ‘깜짝’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엿새째인 9일 오후 제주시청 앞 인도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을 풍자하는 도내 젊은 작가들의 그림이 내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엿새째인 9일 제주시청 앞 인도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을 풍자하는 대형 그림이 걸려 시민들의 발 길을 붙잡고 있다.

9일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걸린 한 그림에는 우화 ‘벌거벗은 임금님’ 같은 복장의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그림 속에서 윤 대통령은 조랑말을 탄 채 계엄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달리는 말의 다리 아래로 ‘민주’ ‘공정’이란 단어가 산산조각 나 있다. 비상계엄에 저항하는 촛불을 든 시민들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도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엿새째인 9일 오후 제주시청 앞 인도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을 풍자하는 도내 젊은 작가들의 그림이 내걸려 있다. [연합]


이날 내걸린 그림은 모두 4점. 김강훈, 김승민, 김정훈, 현유정 등 제주 청년 작가 4명의 작품으로, 지난 8일부터 이날 새벽 사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들은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뿐만 아니라 자신이 내건 ‘공정과 상식’마저 짓밟은 윤 대통령과 이를 조종한 김건희 여사,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헌법이 정한 절차를 초월해 권력을 넘겨받으려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주시청에 내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그림.


김승민 작가는 연합뉴스에 “우리 현대사를 보면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이 적지 않게 있었다”며 “거대한 국가폭력이 자행된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뭔가 하지 않으면 후회하거나 미래 세대에게 부끄러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림을 내걸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작가는 “최근 열린 집회에서 어린이들이 탄핵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폭력을 넘어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우리가 가진 재능으로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연대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제주시 이도2동주민센터는 이 그림들을 불법 현수막으로 보고 이날 중 철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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