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피란촌’ 석양·하이원추추파크 스위치백
정읍 엥겔베르그, 봉화 산타마을에서 힐링도
대전 대동하늘마을 풍차 전망대 |
정읍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서울 해방촌이나 부산 감천마을처럼 대전에도 피란촌 달동네가 있다. 지금과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파생된 도시화로 인한 피, 땀, 눈물 등이 서려있는 곳이다.
대전 대동마을은 이제는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힐링 문화촌’이 됐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으로 어지러워진 마음을 대동하늘공원의 풍차전망대가 보듬어 주려고 기다린다. 이곳의 석양은 너무도 아름다워, 답답했던 가슴을 뚫어준다.
대동 하늘마을은 한국전쟁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정착한 곳이다. ‘라라랜드’ 연인의 댄스 등 곳곳의 벽화가 여행자의 마음을 감싼다.
대전 대동마을 벽화 |
풍차 반대편 방향으로 대동하늘공원에 오르면 연애바위가 나온다. 당시 좁은 집 혹은 단칸방에서 대가족이 모여 옹기종기 살다 보니 젊은 부부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들은 집을 나와 이곳에서 사랑을 속삭였는데, 덕분에 이곳의 이름이 연애바위가 됐다.
노란색 별 모양 조형물과 함께 색색의 수많은 바람개비가 반기는 가운데, 해지기 직전 풍차 전망대에 도착하면 붉은 노을이 “그대여 아무 걱정 말아요”라고 노래 불러주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국관광공사의 12월 추천 가볼만한 곳 테마는 ‘겨울 속 동화마을’이다. 요즘과 같은 시국엔 차라리 동화 속을 잠시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평 이탈리아마을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봉화 분천산타마을 ▷정읍 유럽마을 등이 함께 추천됐다.
정읍 엥겔베르그는 독일 풍경을 기반으로 유럽문화 전반의 컨셉트를 입힌 웰니스관광 휴양촌이다.
여행자들이 제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유로마켓 베이커리 카페. 구석구석을 장식한 앤티크 소품과 가구 덕에 이 곳이 마치 유럽의 대저택처럼 보인다. 정통 애프터눈티는 예약제로 운영한다. 앤티크 라운지는 한층 전체가 앤티크 가구와 소품으로 가득하다.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약 30분가량 관람이 가능하다.
정읍엔 한국가요촌 달하, 데이비드 호크니 등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갤러리카페 이오일스페이스, 겨울에 더 인기있는 정읍쌍화차거리 등이 있다.
추추파크 레일바이크를 탄 서울 송파복지재단 어린이와 보호자들 |
삼척 하이원추추파크는 철도테마파크 겸 리조트&캠핌장으로,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트레인 자리 한복판에 강원랜드가 조성했다. 산악형 레일바이크, 키즈카페, 체험형 실내 동물원, 독채형 리조트 시설, 캠핑장을 두루 갖춰 동화 같은 기차마을 여행지로 꼽힌다.
백두대간 고지대를 오르려 기차가 거꾸로 가기도 하는 ‘Z’형 스위치백은 1963년 첫 개통 이후 2012년 6월 솔안터널이 완공되면서 50년의 역사로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하이원추추파크가 스위치백 구간을 보존하려 다시 경적을 울렸다.
우리나라 탄맥을 품은 통리탄탄파크도 지척이다. 미디어아트로 빛을 품게 된 갱도는 ‘기억을 품은 길’에서 시작해 ‘빛을 찾는 길’로 나오며 탄광의 역사와 미래를 되짚는다. 도계유리나라는 채탄작업에서 나오는 석탄 폐석을 활용해 예술과 재생을 융합한 문화공간으로, 흐물흐물한 유리재료 불기 시연이 볼거리이다.
가평 이탈리아마을과 그 아래 쁘띠프랑스 |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쁘띠프랑스가 자매빌리지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를 또 만들었다.
이곳은 가평군 청평면 3만3000여㎡ 부지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옮겨 와 조성했다. 이탈리아 예술과 문화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총 23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피노키오를 주제로 한 흥미로운 전시와 공연을 상설 진행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티브로 그의 업적과 행보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등도 전시된다.
이와 함께 12월이면 ‘피노키오&어린왕자 별빛축제’가 열린다. 자매 마을인 쁘띠프랑스와 붙어있고, 근처엔 자연친화적 한국정원, 아침고요수목원이 반긴다.
분천산타마을 |
봉화 분천역에 가면 핀란드 부럽잖은 산타마을이 있다. 썰매를 끌며 달려가는 귀여운 루돌프 모형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빨간 코와 뿔이 달린 네 마리의 루돌프가 끄는 썰매에는 흰 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 할아버지가 보인다. 썰매에 올라타 산타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아 기념사진을 남긴다.
익살스러운 산타, 알록달록한 기차 등을 배경으로 즐겁게 사진을 찍다 보면 잊고 살았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빨간 지붕이 옹기종기 모인 분천 산타마을을 중심으로 12월 21일부터 축제도 열린다.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에 몸을 실으면 V자로 깎아지른 백두대간 협곡을 덜컹덜컹 달려간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고, 억지춘양시장에서는 산골마을 오일장의 장터미식과 넉넉한 인정을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