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자율·협업형 데이터 허브기술의 미래


전 세계는 이제 데이터가 주도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AI와 빅데이터가 각 산업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교수는 데이터가 현대 경제에서 ‘새로운 석유’라며, 데이터의 가치가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와 활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필자의 연구진들이 힘을 모아 개발한 자율·협업형 데이터 허브기술은 데이터 경제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오늘날 글로벌 기업과 연구기관은 데이터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개방형 데이터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생태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적 표준기구인 W3C는 웹 표준화를 통해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의 형식, 구조, 활용 방식의 불일치로 인해 많은 기업과 기관은 여전히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의 연구원은 데이터 프로파일링 기술과 데이터 허브 상호운용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데이터의 형식과 특성을 자세히 분석하고, 변화된 정보를 즉시 동기화하여 언제 어디서나 정확한 데이터 검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특히 하이퍼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관리 방식은 세계 최초로 W3C의 웹 표준을 구현한 기술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자랑한다.

필자와 연구진 동료들이 함께 개발한 자율·협업형 데이터 허브기술은 첫 번째 사례로 AI 기반 맞춤형 일자리 추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결과를 연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창경센터에서 기술시연회를 통해 선보였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기도 한 주제인 일자리 매칭을 위해 구직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변동된 채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인·구직 매칭률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존 일자리 플랫폼에서는 채용 데이터 형식의 불일치와 완료 또는 불필요한 데이터의 중복이 많아서 장애인이나 취약계층 등 구직자들이 최적의 일자리를 찾는데 많은 걸림돌이 되었다. 하지만 본 기술은 구직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변동된 채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더욱 공정하고 효율적인 일자리 매칭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적의 일자리 추천이 가능해진 셈이다. 데이터 기술이 근본적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사회적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 기술은 의료, 공공 서비스,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최적의 치료 방안을 자동 추천하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진은 본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위해 ITU와 협력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2026년경 상용화가 목표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지만, 적절히 연결되고 융합될 때 엄청난 가치를 창출한다. 이처럼 필자의 기술은 데이터 협업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이는 국가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이다. 향후 연구진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데이터 경제를 선도하는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데이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원희선 ETRI 사이버브레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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