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후진적 지배구조에 관해서 모르쇠 일관”
MBK, 10일 간담회 열고 주주가치 회복 방안 제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MBK 파트너스(이하 MBK)를 향해 “고려아연의 사업과 비전에 관한 몰이해를 드러내며, 오로지 단기 수익 실현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풍과 MBK는 사실과 다른 수치들을 본인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짜맞추는 등 시장을 혼란케 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아울러 MBK의 경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손잡은 영풍의 후진적인 지배구조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영풍과 MBK 측이 발표한 ‘고려아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밸류업 방안’에 관해서도 “비철금속 제련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고려아연은 “MBK는 고려아연의 유망 사업 확장 로드맵에서 태양광 폐패널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을 중장기 과제로 분류했다”라면서 “그러나 해당 사업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이미 약 15만 장의 패널을 미국 에브테라 허브 내에서 처리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중장기 과제로 분류한 폐배터리 역시 이미 온산제련소 내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외에도 니켈금속의 경우 ‘원료’가 아닌 ‘최종 산출물’로 분류해야 함에도 MBK는 원재료로 분류했다. 이는 곧 전반적으로 원재료별 제품 생산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작성된 자료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또 “제련업에 대한 운영 경험이 전무한 투기자본 MBK와 환경오염과 중대재해 등으로 실패한 제련 기업 영풍이 손을 잡고 세계 1위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언급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무엇보다 단기 수익 실현이 목적인 MBK가 장기적 관점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제련업을 사들이겠다는 것 자체가 부조화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MBK가 고려아연의 사업 이행 수준이 더디다고 지적한 것에 관해서도 이그니오의 사례를 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의 경우 미국 내에서 E-Waste 및 PCB 등의 스크랩 거래량이 지난 2022년 5000톤에서 2023년 2만톤, 2024년 4만톤가량으로 급격하게 늘려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거점과 수거 네트워크 역량을 토대로 기존의 PCB뿐 아니라 태양광 폐패널과 전기자동차용 폐배터리, 블랙매스 등 다양한 스크랩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부터 본업이나 신사업과 무관한 투자가 급격히 늘었다’고 주장한 부분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1130억 원에 달하는 업무 유관 투자가 업무와 무관한 단순 투자로 잘못 분류돼 있었고, 유관 투자로 분류한 내역 중 케이잼 취득 금액 600억원은 60억 원으로 잘못 집계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K와 영풍은 그들이 언급한 것처럼 세계 1위 경쟁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에 대한 무리한 흠집 내기를 하기보다 시장의 신뢰를 현격히 잃어가고 있는 자신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MBK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MBK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골자로 한 집행임원제도를 제시했다.
또한, 주주환원 방안으로 ▷‘주식 액면분할’을 통한 거래 유동성 증대 ▷주주 환원책의 실제 이행을 위한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 ▷현금 배당을 예측 가능하고 투명하게 실시하기 위한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