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中·日-힘빠진 韓증시

중국 재정·통화정책으로 증시부양
일본도 정부·중앙은행 손발 ‘척척’
MSCI 한국지수만 12%넘게 하락


비상계엄 이후 국내 증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일본과 중국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루며 증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8.5% 상승하며 9월 말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8월 저점을 기록한 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여러 완화 조치를 내놓으면서 50%가량 빠르게 상승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약 15% 상승폭을 반납했다.

하지만 전날 중국 중앙정치국이 내수촉진을 위해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 이행”을 밝히자 단숨에 분위기가 바뀌었다.특히 통화정책 관련해 ‘적당히 온건’이란 표현이 등장하면서 2010년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된지 14년만에 통화정책이 완화로 바뀌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도부의 기조 전환은 현재 경제 부진, 특히 내수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호한 성장이 기대되는 일본 역시 정부와 중앙은행의 손발이 척척 맞으면서 앞날을 밝히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일본 정부는 39조엔에 달하는 경제대책을 발표한 동시에 소득세 기준 완화, 중소기업 임금 인상 등을 촉구했다. 소비 여력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의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정상화(=금리 인상)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MSCI 일본 지수는 연초 이후 16% 가량 상승하며 주요국 지수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MSCI 한국 지수는 같은 기간 12% 넘게 하락해 주요 증시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정국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를 어둡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출국금지 조치를 언급하며 “투자자들은 한국 자산을 계속해서 주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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