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낵, 빛바랜 ‘수출 1조원’…탄핵정국·고환율 변수에 떤다

K 열풍에 수출액 1조원 달성…10년새 1.5배 ↑
웃지 못하는 식품업계 “탄핵 정국에 환율 주시”
원·달러 환율 2년 2개월만 1430원 돌파하기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 과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K스낵’ 수출액이 처음으로 연간 7억달러를 넘어서면서 ‘1조 시대’를 맞이했지만, 식품업계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다. 당장은 아니지만,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과자류 수출액은 7억570만달러(약 1조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수치다. 10년 전인 2015년(4억5202만 달러)과 비교하면 1.5배 상승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한국 과자를 소개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식품업계에서 ‘현지 맞춤형 과자’를 선보인 결과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달러 강세 속 원재료 수입 부담은 늘어나는데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437원에 마감했다. 올해 처음으로 1430원을 돌파하며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 1402.9원이었던 환율은 1410.1원(4일)→1415.1원(5일)→1419.2원(6일)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카카오 가격이 급등하면서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의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오리온은 지난 11월 초콜릿 함유 제품 13종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송이 20% ▷비쵸비 20% ▷촉촉한초코칩 16.7% ▷다이제초코 12% ▷마켓오 브라우니 10% ▷핫브레이크 10% ▷톡핑 6.7% ▷오징어땅콩 6.7% 등이다. 초코파이는 물가 부담을 고려해 인상 품목에서 제외했다.

롯데웰푸드도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상반기부터 원자재 가격 압박이 있었지만, 11월 빼빼로데이까지는 가격 인상을 피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해태제과도 이달 1일부터 일부 초콜릿 과자의 가격을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더해져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당장은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업계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비축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대책을 검토하는 동시에 환율을 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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