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원[더블랙레이블제공]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데뷔 6년 만이다. 배우 이종원은 ENA ‘취하는 로맨스’에서 첫 로맨틱코미디에서 달달한 키스신을 찍었다. 그는 “‘은근히 여우같다’는 피드백이 기분이 좋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너무 느끼하거나 능글맞지 않고 담백하게 풀어나가는 여우가 되고 싶었어요. 제가 연기한 ‘윤민주’는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면 꽤나 직진하는 스타일이라서 평소의 무덤덤한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거든요.”
지난 10일 종영한 ENA채널의 12부작 드라마 ‘취하는 로맨스’에서 윤민주를 연기한 이종원을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취하는 로맨스’는 감정을 캐치하는 게 일상인 ‘초민감’ 브루어리 대표 윤민주와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한 ‘초열정’ 주류회사 영업왕 채용주(김세정 분)의 ‘설렘 도수 끌올 로맨스’ 이야기다.
이종원이 대중에 이름을 알린 작품은 그에게 신인상을 안긴 2022년 MBC드라마 ‘금수저’. 당시 그가 연기했던 ‘황태용’은 로맨틱, 코미디와는 거리가 먼, 고뇌하고 갈등하는 인물이었다. 이 외에도 그의 필모를 보면 몽글거리는 로맨스나 로맨틱코미디 작품은 거의 없다. 모델 출신의 젊은 남자배우로선 의외의 이력이다.
그는 “현대물 로코는 ‘취하는 로맨스’가 처음이었기에 촬영 시작할때부터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갔고, 내내 낯선 로코를 해석하느라 고군분투한 것이 사실”이라며 “결과물이 좋아서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기 경력으로 보면 고작 1년 선배이지만, 로맨틱코미디로 보면 ‘대선배(?)’인 김세정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키스신이 처음이었다. 부끄럽고 떨렸다. 제가 나이로는 오빠라 리드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김세정 배우가 오히려 더 이끌어줬다.(웃음) 각도라든지, 방송으로 나오면 예쁠 디테일에 대해서 많이 알려줬다. 특히 ‘편하게 하자’고 말해준 것이 참 고마웠다. 처음이 어려웠는데 그 이후 키스신들은 저도 실력이 늘었다.”
배우 이종원[더블랙레이블 제공] |
공들인 만큼 키스신에 대한 시청자 반응 역시 적극 찾아봤다고 고백했다. 이종원은 “키스신 장면이 있는 회차가 방송된 다음에 수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를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검색해봤다”며 “‘계속 돌려보고 있다’고 쓴 분도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뽀송뽀송한 젊은 예쁜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종원은 특별히 피부관리에 신경을 썼다. 그런데 막상 작품을 시작하니 지방 촬영이 많아 피부과를 다니지 못해 ‘셀프 케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드라마에서 남녀가 교류가 있을때 눈빛, 얼굴을 클로즈업을 많이 하니까 피부관리에 중점을 뒀다. 제가 칙칙하면 드라마 보시는 분들한테 설렘을 드릴 수가 없지 않나. 그래서 모델링팩, 머드팩, 시트팩 온갖 팩은 바리바리 싸서 출장갔다.(웃음)”
피부관리 외에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극중 직업인 브루마스터(양조기술자)의 디테일을 살려 구현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찐 애주가’이기에 ‘덕업일치’도 됐다는 후문이다.
“제가 술 진짜 좋아하는데다가 브루마스터 역할이다 보니 친한 지인 중 맥주를 만들던 분을 찾아가 작업 과정부터 브루마스터의 습관, 행동까지 자세히 물어봤다. 브루어리 안에서 제가 어색한 순간이 한 순간도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브루어리 안에 오래 있었고, 끊임없이 질문했었다.”
이종원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술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놀러가면 삿포로 맥주 양조장에 가보는 것 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양조장들 하나하나를 다 찾아다니고 싶다”고 할 정도다.
또 술의 매력은 ‘다양한 종류’에 있다는 게 그의 주론(酒論)이다. 이종원은 “술에 대해서 특히 맘에 드는 키워드가 ‘종류가 다양하다’는 부분”이라며 “이탈리아 여행갔을 때 일곱 군데 지역에 가서 그곳의 로컬 와인들을 다 마셔봤다. 언젠가 세계 술 일주를 해보고 싶을 정도”라고 진심어린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주류 사업에는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종원은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다”며 “술에 대해 워낙 까다롭고, 시니어와 주니어를 모두 잡아야 하는 그런 술을 내놓지 못하면 괴로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작(多作)을 하며 한 해를 보낸 배우 이종원에게 2024년은 어떤 해였을까.
“올해가 데뷔 이후 가장 바빴다. 드라마 3편이 나왔다. 스케쥴표를 보고 ‘나 다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취하는 로맨스’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순간까지 왔다. 바쁘다는 것은 한편으로 이제 사람들이 저를 많이 찾아주고 인정해주는 것이기에 감사하다.”
올해 여러 작품에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내년엔 제대로 ‘임팩트’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이제는 ‘이종원’이라는 사람의 쐐기를 박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