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 문 부수라 지시”…계엄군, 민주당사 확보 임무도[종합]

곽종근 특전사령관 ‘서울의 밤’ 이틀 전 계엄 인지
“尹 의결정족수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언급
현장 지휘관들 尹 지시에 공포탄 사용 등 논의해
국회·선관위·여론조사기관 외 민주당사 확보 임무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오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에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결의안 표결을 위해 모인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또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은 ‘서울의 밤’에 이틀 앞선 지난 1일 이미 계엄에 대해 사전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 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과 비상계엄 당시 두 차례 통화가 있었다며 두 번째 통화 때 국회 진입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다”며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셨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23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의원들이 본회의 개의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로 집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물리력으로 막으려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곽 사령관은 “지시를 듣고 현장 지휘관들과 어떻게 해야 하나, 공포탄을 써서 들어가야 하나, 전기를 끊어서 들어가야 하나 이런 논의를 했다”며 “현장 지휘관들이 ‘그건 안 된다. 제한된다’는 애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전 병력들이 나중에 범법자가 되는 문제와 강제로 깨고 들어가면 너무 많은 인원들이 다치기 때문에 차마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후속 작전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비상계엄령 해제 상황을 보고 4일 1시 9분부로 국회뿐 아니라 각 지역에 전개했던 특전사 모든 부대에게 임무를 중지시키고 안전지역으로 이탈과 부대 복귀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상현 1공수여단장을 비롯한 군 장성들이 계엄 당시 군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곽 사령관은 첫 번째 통화 때는 윤 대통령이 특전사 병력 위치를 물어 ‘국회로 이동 중’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윤 대통령과 두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던 곽 사령관은 국방위 정회 기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곽 사령관이 “VIP(윤 대통령)가 두 번째 전화해서 ‘국회 내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됐다’고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곽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계엄 관련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민주당사와 국회, 선관위 3곳,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며 “확보는 병력을 동원해 건물 출입구를 막아 드나드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기존에 알려진 대로 국회와 선관위, 여론조사 꽃 등 외에 계엄군에게 민주당사를 사실상 점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던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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