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사철 코앞인데” 오른 전셋값, 줄어든 매물…어디로 가야 하나 [부동산360]

아실 12월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 약 11% 감소
작년 대비 3951건 줄어…非아파트는 ‘월세’ 뉴노멀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입학과 신학기 등을 위한 겨울 이사철이 다가온 가운데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 온 전세의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출규제 및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와 같은 비아파트의 월세화는 심화하고 아파트 전세 가격은 올라 세입자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3만6418건으로 1년 전(3만2467건) 대비 약 11%(3951건) 감소했다. 전세가 공급 부족 상태지만 월세 물량 또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량은 이달 기준 1만9829건으로 전년(2만779건) 대비 950건 줄었다.

전세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금리 상승 등 규제로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지만 서울 아파트는 80주(한국부동산원 기준)가 넘도록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2.6%)보다 전세가격 상승률(6.3%)이 2배 이상 높았다.

시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를 초월하는 거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1월 누적 월세 거래는 6만6194건으로 전세 5만7604건보다 14.9% 많았다. 지난해 동기 대비 전세 거래는 13.3% 감소하고 월세 거래는 오히려 10.1% 증가했다.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모습.[연합]


이런 흐름 속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서울이 119.3, 경기 121.4, 인천 120.6 등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비아파트 거래에서는 월세가 거래의 표준, 일명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비아파트 월세 거래량 비중은 69.5%다. 5년 평균인 52.6% 대비 약 17% 높은 비중이다. 거래 10건 중 7건이 월세 거래라는 의미다.

월세 거래의 증가 배경엔 전세 사기 불안과 더불어 세제 변화 등 심리적 문턱이 낮아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정부가 세입자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근로소득자의 소득 기준과 한도액을 각각 7000만원에서 8000만원, 75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높이면서 월세 전환의 부담이 과거 대비 줄었다.

전월세 전환이나 매매를 포기하고 계약갱신청구권으로 현상 유지를 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갱신권은 5% 이내 전셋값 인상률을 조건으로 계약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임차인의 권리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은 1분기 29.5%, 2분기 27.9%에서 3분기 30.2%로 늘어났다. 대출 규제가 있었던 9월에는 32.3%, 10월에는 37.5%로 꾸준히 비중이 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이 같은 주거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공급 감소 속 집을 사지 않고 눌러앉은 수요까지 더해진 상태”라며 “특히 비아파트 월세는 지금보다 더 가속화되면서 서울아파트 전세 가격의 상대적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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