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이 12·3 계엄 사태 수사 상황 첫 브리핑을 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의 모습.[연합]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수사기관들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장을 역임한 강일구 총경은 10일 오전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 올린 ‘국가수사본부장님은 뭘 하고 계십니까’라는 글을 통해 “시급하고 중대한 시기에 도대체 뭘 망설이고 왜 주저하느냐”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총경은 “120명, 150명씩이나 데리고 지금까지 도대체 뭘 했느냐”며 “비상시기의 특수하고 중대한 사건을 왜 일상적인 형사사건을 다루듯 수사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영장청구권 없다는 핑계나 대면서 이런 식으로 수사할 것이었으면 허울뿐인 수사 주체 운운 말고 검찰의 합수 제안을 받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강 총경은 “검찰에 수사의 주도권을 사실상 빼앗긴 지금, 말뿐인 수사 주체가 아니라 진정한 수사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윤 대통령의 신병확보 작업에 착수해 최대한 빨리 그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때문에 영장이 어렵다면 긴급체포를 할 수도 있다”며 “윤 대통령의 신병까지 검찰에 내어 준다면 경찰 국수본은 그야말로 닭 쫓던 뭐가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강 총경은 “어떤 형태로든 공수처와 함께 수사하는 형식을 만들라”며 “공수처와의 공조는 수사 주체 충돌 내지 중복 수사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각종 영장을 발부받고 추후 대상자들을 기소하는 데 있어서도 유익해 국민들이 보기에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더 머뭇거린다면 경찰은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있음에도 주춤주춤하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한 바보가 될 것”이라며 “지금 즉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해 하루 빨리 신병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 총경의 글에 경찰 내부 직원들은 댓글로써 ‘매우 공감한다’, ‘속 시원하다’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