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빼고 전부 교체” 이복현, 임기 막바지 역대급 인사

본부·지원 부서장 74명 재배치
인적 쇄신 통해 조직 안정화 의지
디지털·IT 부문 신설 조직개편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금감원에서 열린 글로벌 IB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바꾸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임기가 6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탄핵 정국 속 인적 쇄신을 통해 조직정비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디지털·IT 부문, 서민금융보호국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본부·지원 부서장 보직자 75명 중 74명을 이동·승진을 통해 재배치하는 대규모 인사를 실시했다.

신설 디지털·IT 부문은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IT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디지털 금융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경제연구소와 신용평가사를 거친 데이터 전문가를 담당 임원으로 임명했다. 주무부서장으로는 금융IT 업무에 대한 관록과 추진력을 겸비한 고참 부서장인 위충기 디지털금융총괄국장을 배치했다.

또한 부문 내 유희준 IT검사국장, 변재은 전자금융감독국장, 심은섭 전자금융검사국장, 이석 가상자산감독국장, 전홍균 가상자산조사국장, 이성욱 정보화전략국장 등 업무 경험과 적극성이 검증된 부서장으로 배치해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업무를 추진하도록 했다. IT검사국과 정보화전략국에는 IT 분야 핵심관리자 육성을 위해 해당 분야에서 업무경험을 주로 쌓아온 경력·공채 승진자를 기용했다고 금감원은 부연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소비자 보호 강화와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처에 우수자원을 집중 배치했다.

소비자보호 부문에는 민원비중이 높은 보험업무에 정통하고 금융시장 안정 업무 경험 등을 통해 폭넓은 시야를 갖춘 부서장을 담당 임원으로 임명했다. 신임 부서장은 김욱배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 최성호 금융소비자보호조사국장, 주요한 금융민원국장, 손인수 분쟁조정1국장, 윤세영 분쟁조정2국장, 김세모 분쟁조정3국장 등이다.

민생금융 부문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침해 대응을 빈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대외기관 소통과 현안대응 능력이 우수한 ▷이행정 민생침해대응총괄국장 ▷정재승 금융사기대응단 국장 ▷송경용 서민금융보호국장 ▷김태훈 보험사기대응단 실장 ▷김지웅 자금세탁방지실장▷이석주 금융교육국장 등을 발령했다.

금융소비자보호처 내 부서장에는 속도감 있는 업무처리를 위해 금융상품·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부서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특히 분쟁조정3국에는 분쟁조정, 영업행위감독 등 소비자보호 업무를 두루 경험한 최연소 부서장을 전격 발탁해 부문 전반의 활력을 높일 방침이다.

보험 부문에 대해서는 신(新)보험회계제도(IFRS17)의 안정적 정착과 보험모집조직의 불완전판매 근절 등 현안 과제의 차질없이 이행할 전문가를 중용했다. 주무부서장에는 총괄·기획능력이 우수하고 주요 감독 업무를 다방면으로 수행해온 감독 전문가로 평가받는 노영후 보험감독국 국장을 배치했다. 노 국장은 1975년생으로 공채 2기다.

보험검사2국에는 법무·제재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보인 변호사 출신 서창대 국장을, 보험검사3국(보험대리점 검사)에는 회계사로서 검사업무에 전문성이 높은 김재갑 국장을 각각 발령했다. 또한 보험상품과 IFRS17을 함께 담당할 보험계리상품감독국에는 보험 감독·검사업무를 폭넓게 경험한 회계사 출신의 이권홍 국장을 발탁했다.

여성 관리자의 역할을 확대한 것도 이번 인사의 큰 특징이다. 금감원은 본부, 지원, 해외사무소, 대외파견 등 전 영역에 걸쳐 업무능력이 뛰어난 여성 부서장을 전면에 배치했다. 김은순 회계감독국 국장, 정은정 은행검사3국장, 장영심 회계감리2국장, 김효희 인천지원장, 박정은 런던사무소장, 문재희 파견협력관 등 6명이다.

또한 그간 비서실장이 담당해 온 비서실 업무를 비서팀장이 운영하도록 하면서 여성 비서팀장을 전격 기용했다. 여성 비서팀장을 두는 것은 금감원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이번 인사에서 본부 부서장의 절반 이상인 36명을 신규 승진자로 발탁했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발상의 전환과 업무 혁신을 위해 기수와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기수별로는 주무부서장을 기존권역·공채1기에서 공채 1~4기, 경력직원으로 대폭 하향하고 공채 5기까지 본부 부서장을 배출하는 한편 성과가 우수한 3급 시니어 팀장 6명을 본부 부서장으로 과감히 발탁했다. 연령별로는 1972~1975년생 부서장을 주축으로 1977년생까지 본부 부서장을 배출했다.

다만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어수선한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안정국에는 금융·외환시장 전문가이자 업무 유경험자인 이진 국장을 유임했다.

김은희·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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