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쟁 포화 상태, 해외 시장 주목”
한류 시너지…亞 넘어 美유럽 ‘부푼 꿈’
이디야 사옥. [이디야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가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잇달아 해외 진출에 나선다. 포화상태에 직면한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수요를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오는 19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엘미나 지역에 1호점을 개장한다. 이디야커피는 1호점을 시작으로 오는 2029년까지 말레이시아 내에 200개 가맹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해 지난 6월,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최종 목표는 미국 본토 진출이다. 먼저 말레이시아를 발판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달 12월 첫 매장을 선보인 괌에서 2호점을 계획 중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전용 물류센터를 조성하고, 현지 가맹사업을 위한 조직 및 시스템 정비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디야커피가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삼은 이유는 커피소비 트렌드와 관련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커피시장 규모는 2022년 4억8500만달러에서 2027년 6억17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5%에 달한다.
최근 K-팝, K-푸드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의 문화와 식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디야커피는 국내 매장에서 선보인 메뉴에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특화 메뉴까지 준비했다. 코코넛 등 열대 과일을 활용한 메뉴를 비롯해 한국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식혜와 군고구마 라떼를 선보일 계획이다.
외식업계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이 더 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해외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은 2016년 5만1551개에서 2022년 10만729개로 2배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카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카페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도 ‘K-콘텐츠’ 인기가 절정인 지금이 해외에서 도전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할리스는 지난 5월 일본 오사카에 첫 해외 매장인 난바 마루이점을 열었다. ‘약과크림라떼’, ‘행운이 쑥쑥라떼’ 등 한국의 맛을 입힌 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메가MGC커피도 몽골 울란바토르에 매장을 열며 도전장을 냈다. 메가MGC커피는 몽골에 해외 23호점을 열고, 아시아권과 미주 등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을 검토 중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카페 시장이 커진 이유 중 하나가 저렴한 창업 비용인데, 이는 해외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 중 하나”라며 “아시아 시장을 테스트베드 삼아 장기적으로 유럽, 미국 등으로 진출하는 카페 프랜차이즈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할리스 오사카 ‘난바 마루이점’ 개장 당일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할리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