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다시 중동으로”…FIFA, 2034년 사우디 월드컵 개최 확정

인권·언론 탄압 국제적 비난 속 개최 승인

2030년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공동 개최

월드컵 100주년 대회 개막전은 우루과이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왼쪽) 체육청소년부 장관과 야세르 빈 하산 빈 모하메드 알 마샬 축구협회장이 11일(현지시간) 사우디의 2034년 월드컵 개최지 확정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사우디 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단독 개최지로 확정됐다.

FIFA는 11일(현지시간) 임시 총회에서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안건을 의결했다.

2030년 대회는 이미 알려진대로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한다. FIFA는 앞서 지난해 10월 평의회에서 3개국을 공동 개최국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34년 대회 역시 사우디 단독 후보여서 사실상 개최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사우디의 개최로 아시아에서는 2002 한일 대회와 2022년 카타르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로 월드컵이 열린다. 사상 첫 중동 월드컵으로 치러졌전 카타르 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다시 중동행이다.

카타르 대회(2022년 11∼12월) 때와 마찬가지로 사우디 대회 역시 더위 때문에 겨울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우디는 이미 2034년 하계 아시안게임(11월 29일~12월 14일)도 유치, 월드컵 일정이 연초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2월에는 또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예정돼 있다.

사우디월드컵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AP에 “FIFA의 결정에 따르겠다.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결국 FIFA가 각 연맹과 함께 결정할 문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는 당초 호주·인도네시아 공동개최와 2파전 양상을 벌일 것으로 보였지만 양국이 차례로 유치 도전을 포기하면서 단독후보로 남았다.

하지만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가 축구를 ‘스포츠 워싱’에 활용한다는 비난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미국 상원의원들은 지난달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사우디가 아닌 인권을 보호하는 개최국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반체제 인사를 고문하고 여성과 종교적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를 승인하는 것은 FIFA의 인권 정책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사우디 프로 리그에서 뛰는 브라질 간판 네이마르(알힐랄)는 “사우디가 개최권을 확보한다면 2034 월드컵이 역대 최고 대회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만족스러운 대회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 개최를 지지했다.

한편 2030년 대회는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남미의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도 한 경기씩을 치르기로 했다. 결국 유럽, 아프리카, 남미 3개 대륙 6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셈이다. 개막전 장소는 1930년 제1회 대회 경기장이었던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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