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메가 캐리어’ 도약

36년 양대 항공사 체제 마침표
대한항공, 아시아나 자회사로 편입
“독과점 우려 해소 관리·감독”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최종 취득하면서 지난 4년여간 이어져 온 양사의 기업결합 과정에 마침표가 찍혔다. 이로써 36년 동안 이어진 ‘양대 국적 항공사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양사의 통합으로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과 함께 우리나라 항공 운송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두 항공사 간 인력 재편 및 마일리지 통합 운영, 저비용항공사(LCC) 간 통합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하고, 내달 아시아나항공의 새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이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인수 대금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8000억원을 추가 납입했다.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신주 약 1억3157만여주(지분율 63.9%) 취득을 완료한 것이다.

당초 신주 인수는 이달 20일까지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시장 예상보다 빨리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이번 합병으로 대한항공은 매출 규모 21조1072억원(작년 말 양사 합산 기준), 직원 수 2만7470명, 보유 항공기 238대의 ‘메가 캐리어’로 재탄생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편입을 기점으로, 대한항공은 향후 약 2년간 양사의 기업문화 융합과 인력 재배치 등 브랜드 통합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2026년 말까지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두 항공사의 경쟁 약화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과 소비자 편익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통합 항공사의 독과점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공운임 등을 적극 모니터링하고, 국내 LCC에 중·장거리 노선을 배분하는 등 관리·감독에 나설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기 시흥시 한화오션 시흥 R&D캠퍼스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을 계기로 우리 항공산업이 글로벌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아테네, 코펜하겐 등 노선을 신설하는 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노선에 대해 시장경쟁 회복 시까지 운임 인상을 제한하고, 항공 마일리지 등도 고객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국토교통부는 기업결합에 따른 독과점 관리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양사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시정 조치의 이행 감독을 지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항공·공정거래·소비자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이행감독위원회를 내년 3월 이전에 마련해 대한항공의 시정 조치 이행을 살필 계획이다. 운임 인상 제한, 마일리지 불이익 금지, 무료 수하물 등의 서비스 질 유지 등이 대표적인 시정 조치다.

정부는 지난달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이 절반(여객 비중 47.7%)을 점유한 국제선 노선과 관련 서남아시아·유럽 등의 운수권 증대분을 LCC 중심으로 배분해 경쟁 환경을 복원할 계획이다.

한편 기업 결합 이슈 초기 때부터 관심이 쏠렸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은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6개월 이내 공정위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대한항공 마일리지(1500원당 1마일)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1000원당 1마일) 산정 비중이 다른 만큼 향후 1대1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LCC 출범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산 정치권 등으로부터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지역 상공계와 부산시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 현재 부산시와 부산 지역 기업이 지분 16.1%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서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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