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마감할인·다이소 저가뷰티…짠물소비, 어디까지 해봤니?

880원 컵라면·1000원 두부 등 저가상품 인기…편의점, 착한 가격 경쟁
모든 제품 5000원 넘지 않는 ‘품절대란’ 다이소, 올해 ‘4조 클럽’ 가시권


다이소 이마트 의왕점 모습. [다이소 제공]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직장 4년차 김모(31) 는 퇴근길에 집 앞 편의점을 찾는 일이 최근 부쩍 늘었다. ‘마감 할인’을 하는 상품을 둘러보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김 씨는 “백반집 중 1만원이 넘는 곳이 많고, 김밥도 4000~5000원 하는 세상”이라며 “요즘에는 편의점 도시락도 잘 나온다”고 했다.

#신모(25) 씨는 다이소에 들를 때마다 화장품 코너로 향한다. 품절대란을 일으킨 ‘리들샷’ 제품의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신 씨는 “유명 브랜드 리들샷 앰플은 최소 3만원 이상인데 다이소 리들샷은 3000원에 불과하다”며 “처음에는 ‘너무 싸서 효과가 있을까’ 했지만, 막상 써보니 마음에 들어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속에서 ‘짠물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작년까지 ‘보복 소비’ 영향으로 프리미엄 제품이 주목받았다면, 소비자물가 상승이 뚜렷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반대의 소비 패턴이 등장했다. 내년에도 불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짠물소비’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 ‘마감 할인’ 상품 매출은 지난 1년간 5.3배 성장했다. ‘마감 할인’은 GS25 모바일 앱 ‘우리동네GS’에서 소비기한이 3시간 이내로 남은 도시락, 샌드위치 등 제품을 최대 45% 할인 판매하는 서비스다. 11월 기준 서비스를 운영 중인 점포 수는 1만2000여 곳에 달한다.

‘짠물소비’가 2030 고객의 대표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GS25가 지난 11월 ‘마감 할인’ 이용 고객을 분석한 결과 20대 29.4% 30대 34.6% 40대 21.8%로 분석됐다. 2030이 65% 이상을 차지했다.

GS25에서 마감할인 주문 상품을 픽업하는 모습. [GS리테일 제공]


BGF리테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1000원 이하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특히 880원의 저가 컵라면, 990원의 스낵류가 인기를 끌면서 110만개 넘게 팔렸다. CU에서 출시한 1000원 두부는 출시 보름 만에 3만여 개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물가 상승,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착한 가격 경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짠물소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다이소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표 뷰티 업체는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케어존’과 ‘CNP 바이 오디-티디(Bye od-td)’를, 아모레퍼시픽은 ‘미모 바이 마몽드’를 각각 선보였다. 애경산업은 여드름 케어 브랜드 ‘에이솔루션’을 지난해부터 다이소에서 판매했다. 다이소에서 유통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지난달 기준 59개다. 지난해 말 26개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튜브에는 ‘다이소 화장품으로 풀메이크업 하기’, ‘피부과 의사도 이용 중인 다이소 화장품’ 등 영상이 줄을 잇고 있다. “다이소 리들샷은 정말 구하기 힘들어서 1인 1개 한정 판매라고 하더라”, “피부과 가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는데 집 주변 다이소를 가봐야겠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다이소의 ‘불황 속 호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4조 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 매출은 2021년 2조6048억원, 2022년 2조9457억원, 2023년 3조4604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왔다. 다이소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도 성장했고, 올해도 많은 업체들이 입점했다”며 “내년에도 판매 제품군을 더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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