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혐의 수사’ 급가속…윤석열 체포영장도 검토

윤석열 대통령 탄핵·직무정지 시 경찰 수사 탄력 전망

경찰 내부선 체포영장·통신영장 등 강제수사 유력 검토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11일 새벽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에 관여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조사한 뒤 긴급체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인근 신호등에 빨간색 불이 켜져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되면서 ‘12·3 비상계엄 사태’도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이미 전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를 구속한 특수단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 향후 특수단 수사는 더욱 탄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경찰청장 첫 구속…軍·政 인사 수사 박차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두 청장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현장 경찰에 국회를 전면통제를 지시하는 등 계엄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로 들어가려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의 출입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3시간 전인 오후 7시께 대통령실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계엄과 관련한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을 각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은 A4 용지로, 윤 대통령이 지시한 주요 정치인 등 체포자 명단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수단 조사 과정에서 조 청장은 해당 문건을 공관에서 찢었고, 김 청장은 문건이 자신에게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이를 증거인멸 정황으로 판단했고 구속영장 신청 사유에 이 내용도 기재했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조 청장은 경찰 역사상 최초로 현직 경찰청장이 구속된 첫 케이스가 됐다. 특히 조 청장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재석 295명에 찬성 202명, 반대 88명, 기권 1명, 무효 4명으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바 있다. 현직 경찰청장으로서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것 또한 처음이다.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 등 수뇌부를 구속 수사하며 ‘셀프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게 된 특수단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군 관계자와 정부, 정치권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특수단이 수사하고 있는 내란 가담 혐의 피의자는 총 1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군 관계자는 여인형 방첩사령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이상현 1공수여단장, 김정근 3공수여단장, 김현태 707특임단장, 김세운 특수작전항공단장, 김창학 군사경찰단장 등 총 9명이다.

한편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정부과 정치권 관계자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조태용 국정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6명이며 경찰 관계자는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3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다. [연합]

 

尹 강제수사도 적극 검토

특수단은 지난 1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방부 국군조사본부과 함께 공조수사본부(공조본)를 출범시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2일엔 특수단과 국방부 조사본부가 함께 김 전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폰(보안폰)과 서버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13일 브리핑에서 “군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먼저 국방부 조사본부가 많이 진행했다”며 “조사한 자료들에 관해서는 계속 협조 및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수처와도 피의자 송치 등 전반적인 협조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단은 정부와 정치권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9명과 조태용 국정원장 등 총 11명에 대해 출석 요구를 한 상태다. 특수단은 현재까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국무위원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피의자로 전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추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출석 요구를 하고, 현재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특수단은 이번 사태의 정점에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등 강제수사 역시 적극 검토하고 있다.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향후 강제수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특수단 관계자는 전날 국수본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계획을 묻는 질문에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는 단계”라며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지는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까지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에 대한 출석 조사를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특수단 내부에서는 출석 요구나 체포영장, 통신영장 발부를 통한 강제수사 등을 유력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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