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평수 244㎡P 1순위 청약경쟁률 2대1
26억~48억원대 가격·낮은 실거주수요 영향준 듯
서울원 아이파크 갤러리 대기줄[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48억원짜리 펜트하우스면 뭐하나요. 한강뷰도 아니고 중랑천 뷰잖아요. 20억원만 있어도 노원 안 살고 그 돈으로 상급지인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 강남3구를 선택할 것 같아요.” (노원구민 A씨)
하반기 서울 강북권 청약시장 ‘대어’로 손꼽혔던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의 펜트하우스(7개 타입, 총44세대) 중 5개 타입이 최근 청약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가장 큰 평수인 48억원대 244㎡P(4세대)의 1순위(해당지역) 청약 경쟁률은 2대1로 미달은 피했지만 전반적으로 저조한 청약 경쟁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5일~27일 청약을 진행한 서울원 아이파크의 펜트하우스 타입은 5개 타입(괄호 안은 미달 세대 수) ▷143.3㎡P(1) ▷145.9㎡(1) ▷159.4P㎡(1) ▷161.6P㎡(2) ▷170.1P㎡(1)에서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2순위 청약에서도 161.6P㎡ 1세대는 미달이 발생했다. 이들 펜트하우스 타입의 공급금액은 26억원대에서 48억원대였다.
펜트하우스 타입은 특화설계를 갖춘 주택형이다. 최상층에 위치해 가격대가 높지만 희소성 때문에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이번 서울원 아이파크의 결과는 펜트하우스가 그간 수십대일의 청약 경쟁률을 보여온 사례들과 대비된다. 지난해 9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의 84.7㎡P(2세대), 114.6㎡P(1세대) 펜트하우스는 1순위(해당지역) 경쟁률이 각각 24.5대1, 23대1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는 인기 지역의 경우 세자리 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말 진행된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102.9㎡P 펜트하우스(1세대)의 경우 1순위 청약(기타 지역포함)에 169명이 몰렸다.
펜트하우스 관련 사진(더 펜트하우스 청담 거실 이미지) [현대건설 제공] |
비수도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0월 분양한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의 펜트하우스 경쟁률은 100㎡P(6세대)와 142㎡P(6세대)의 경쟁률이 각각 55.5대1과 38.8대1로 1순위 마감됐다. 청약 첫날 전체 1순위 청약 평균 17.41대1의 경쟁률의 2~3배 수준이었다.
정비업계에서는 실수요자들의 중소형 평수 선호도가 높은 노원구의 지역적 특성과 시장 상황이 이번 청약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강북권에 고급 주거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경쟁률에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노원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가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서울원 아이파크의 가장 큰 평수인 244.2㎡P의 최대 가격은 48억1800만원에 달했다. 단순 계산 시 3.3㎡ 가격이 6510만원에 이른다. 지난 10일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방배 아크로리츠카운티의 평당 가격(평균 6666만원)과 비슷하다.
서울원 아이파크의 인근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은 향후 GTX-C노선이 개통되면 삼성역까지 9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지만 강북권 아파트 중 ‘노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펜트하우스 수요에도 일부 한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원 아이파크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 박자연 기자 |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일대 공급되는 서울원 아이파크 투시도[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일반적으로 노도강은 실수요자들의 최종 정착지가 아니라 상급지로 가기 위한 곳인데 그걸 간과하고 분양가를 책정한 것 같다”면서 “노원은 솔직히 15억원이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누그러든 상태에서 실수요 위주의 거래가 벌어지고 있고 강북권 단지임에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가격이었던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향후 잔여 세대가 나올 경우 물량 해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빠른 물량 소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수요자의 존재 여부와 시장 불안감 해소 상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전체 펜트하우스 물량은) 2순위 청약에서 1개 물량 빼고 접수가 이뤄졌다”면서 “펜트하우스는 가격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강남권 진입이 가능한 비용으로도 서울원을 선택한 분들이 있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19일까지 정당계약을 마친 후 잔여물량에 대한 추가 모집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