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술, 너무하다 했더니” 쏟아지는 ‘뭇매’…궁지에 몰린 ‘술방’

유튜브 술방 ‘짠한 형’ 캡처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술방 콘텐츠가 음주를 지속적으로 미화해 왔다” (정영일 보건환경학과 교수)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즘 유튜브, TV에서는 툭하면 ‘술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유명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며 진행하는 ‘술방’(술+방송) 열풍이 불면서, 이에 대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먹방보다 술방이 더 골칫거리’라는 우려가 쏟아지면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던 ‘술방’ 이 궁지로 몰리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최근 TV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10개 중 9개에 음주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경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 팀장은 최근 학술대회에서 “유튜브, OTT 술방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영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술방 콘텐츠는 음주를 지속적으로 미화해 왔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음주 자체에 대한 관대함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나 혼자 산다’ 갈무리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만 15세 이상 시청가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여러 회차 반복해 내보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로부터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류희림 위원장은 “공영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야 하는 책무가 있음에도 시종일관 음주를 미화하고 술이 마치 모든 것의 피로해소제인 듯 과장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규제 대상이 아닌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는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한 음주 콘텐츠가 넘쳐나고,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유튜브 술방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캡처


유튜브에는 술방이 대세다.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신동엽의 ‘짠한 형’이 성공한 이후 게스트와 술 마시며 토크쇼를 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우후죽순 격으로 늘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나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 마시며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자칫 음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방송과 달리 정부가 유튜브를 규제할 방법은 없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지난해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개정, 연령 제한과 경고문구 표시 등 내용을 더 추가했지만 OTT, 유튜브 등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어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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