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소비 위축 원인, 계엄령이지 민주시민이 아니다[함영훈의 멋·맛·쉼]

‘민주 회복 노력→경제 하락’ 오도 안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내란죄 피의자 신세로 전락한 윤석열 대통령(직무정지상태)의 계엄령 선포와 하루 최다 전국 200만명 까지 모인 탄핵촉구 집회 등 ‘내란과 민주주의 복원 국면’에서 우리 국민이 소비를 조금 덜하고,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덜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장 마음이 많이 쏠리는 어떤 현안이 있을 때, 한가로이 어디엔가 놀러가려는 마음이 들지않는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어디 여행 갈 생각이 있었더라도, 이웃이 민주주의를 위해 추위에 떠는 상황에서 나 혼자 여가를 즐기를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들 생각한다. 그것이 한국인의 전통이자 정서이다.

민주적 집회 시위 현장에서 상인들은 영업을 하지못했음에도 ‘내란범 퇴진-구속’을 외치는 시민들을 위해 따뜻한 국물이나 간단한 먹거리를 무료로 제공하고, 계엄령 이후 돈벌이가 줄어든 K-컬쳐 스타들이 민주 시민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따뜻한 커피차(車) 등을 보내는 모습에, 찬사가 이어진다.

이런 풍경들은 40여년전으로 후퇴할 뻔한 우리의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과 맥락이 닿아있다. 마음이 온통 민주주의 회복에 가 있으니, “소비를 하라”, “여행을 가라”해도 이를 행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불법적 계엄령이 망쳐놓은 불경기 극복은 어쩌면 시간문제이다. 물론 정부가 경기 침체 및 대외 신인도 하락 방지, “안심하라”라는 대외 알림 등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외국 정부들이 한국여행 주의하라 했는데,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져 큰일이다”, “내국인들이 여행을 안가 큰일이다”, “계속 시위가 벌어지니 내국인들의 국내 소비가 주춤해 큰일이다”라는 호들갑은 희대의 내란과 미증유의 ‘즐거운 민주주의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으로선 부질없다.

주의할 점은 이런 호들갑이, 민주주의를 복원하려는 노력을 마치 소비 침체를 부추기는 것으로 오도하는 것이다.

최근의 환율상승, 국제신인도 하락 우려, 소비침체 등 경제를 망친 원흉은 바로 민주주의 후퇴세력의 계엄령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지난 3일밤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에 대해 세계가 놀라고 있다. 소녀시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노래 ‘다시 만난 세계’가 광장에서 합창되는 등 축제처럼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시위문화도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 민주정치의 복원력 만큼이나, 한국 경제의 복원력도 비례해 나타날 것이다. 시간의 문제이지, 호들갑을 떤다고 해서 뭔가 빨리 정상화할 문제가 아니다.

내란 피의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으므로, 이제 조금씩 여행가려는 사람, 뭔가 사려다가 계엄령 이후 사지못한 사람들이 돈을 쓰려고 한다. 시민들은 여행을 다녀와서 또 거리에 나설 것이다.

말을 전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상황의 본질을 잘 전달해야 한다. 작금의 합법적 거리 시위는 내란 세력들이 망쳐놓은 민주정치와 경제, 문화의 복원을 위한 것이다.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노력 때문에 경제가 나빠졌다고 오도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의 복원력을 믿는다. ‘한국민의 취미가 국난극복’이라는 은유도 있다. 국민은 이번 주말에도 거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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