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힘모아줘 감사…조금만 더 힘내자”
“양사 축적된 경험과 기술 믿어” 독려
지난 13일 아시아나항공 현장 부서 첫 방문
마일리지 통합·독과점 이슈 해소 등 과제
조원태(뒷줄 가운데) 한진그룹 회장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현장 부서를 찾아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통합 항공사는 대한민국을 넘어서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항공사가 될 것입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진두지휘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6일 양사와 자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달한 첫 담화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조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국적사로서 세계 유수의 글로벌 항공사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뿌리 내리게 하자”며 각오를 다졌다.
먼저 그는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힘을 모아주신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달리 살아온 시간만큼 서로 맞춰 가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하고 극복해야 할 과정이 필요할 것이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믿음직한 가족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큰 축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의 회사로 다시 거듭난다는 것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앞으로 여러분의 행보에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마음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이번 통합으로) 우리는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가 된다”면서 “안전과 서비스 등 모든 업무 절차 전반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지 돌아보고, 안전에 대해서는 글로벌 최고의 항공사가 될 수 있도록 각자 맡은 자리에서 철저한 안전의식을 갖춰달라”라고 했다.
또한 그는 “통합 항공사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하면서 “잠깐 각자의 회사로 있겠지만, 이미 두 회사는 하나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판단으로 불확실성을 줄여 나가는데 주력하자”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끝으로 조 회장은 “저부터가 그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솔선수범해 나가겠다”면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나란히 이끌며 오랜 시간동안 축적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의 전문성과 노하우, 최고 수준의 능력을 믿는다”고 의지를 되새겼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억3157만여 주(지분율 63.9%)를 인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공식 편입시켰다. 기존 20일로 예정됐던 시점보다 8일이나 시간이 앞당겨진 것이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 등 편입의 선결 조건으로 여겨지던 각국 규제당국의 요건을 상당 부분 충족시키면서, 양사의 통합 속도가 한걸음 빨라졌다.
이튿날인 13일 대한항공은 안정적인 자회사 편입 업무 개시를 위해 안전과 인사, 재무, 운항, 정비 등 주요 부문에 대한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 임원들은 아시아나항공으로의 파견을 통해 주요 업무를 파악하고 향후 운영 계획도 짜게 된다.
조 회장도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정비 및 운항, 객실과 여객 서비스 부서를 처음으로 방문하고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향후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브랜드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 마일리지 정리 작업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조건부 승인 조건이던 ‘독과점’ 문제 해소와 마일리지 통합 문제,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LCC통합과 관련된 이슈들이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핵심 이유로 꼽히는 마일리지 통합 정책은 내년 6월 이전에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시점부터 6개월 내, 기업결합 완료 이후부터 60일 이내에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최근 기자단 브리핑에서 “전체 항공소비자가 공통적으로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을 불리하게 변경하지 않도록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세 곳을 통합하는 과정도 주목할 부분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나올 5개 회사(FSC와 LCC 포함) 노선은 국제선 22개와 국내선 14개에 달한다.
앞서 공정위 심사 결과 국제선은 ‘양사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총 22개 중 14개 노선’에 대해 독과점 우려가 각각 제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미주 지역은 에어프레미아, 유럽은 티웨이로 노선 이관이 각각 마무리됐고, 일부 노선은 국내외 규제당국과의 관계상 운수권 재배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2년 여에 걸친 통합 작업을 통해 양사는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수는 대한항공 158대(여객기 135대·화물기 23대), 아시아나항공 80대(여객기 68대·화물 12대)로 총 238대에 달하는 등 매출과 자산 등에서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