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상 심리상담·건강검진 지원, 하계휴양시설 지원, 직장동호회 활동 지원 프로그램 등등
신규공직자들을 격려하고 있는 주광덕 남양주시장 |
[헤럴드경제=박준환 기자]남양주시(시장 주광덕)에 근무하는 9급 공무원 A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市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상담센터 문을 두드렸다. 민원실에 근무하며 일에 시달리고 사람에 치여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터라 어디든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필요했던 그다. 비싼 상담료에 주춤거리던 중 市의 무료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A씨는 “상담센터를 처음 가봤는데 몇 번의 상담만으로도 마음속에 있던 답답한 것들이 해소됐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전문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어 만족했다”고 했다.
▶공무원들이 떠난다, 왜?…낮은 보수, 높은 업무강도
낮은 보수, 높은 업무강도 등 복합적인 이유로 공무원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남양주시는 공무원 권익 증진을 위한 후생복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직원 복지향상과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市 공직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인사혁신처가 출범 10주년을 맞아 일반 국민 3000명과 공무원 2만7000명 등 약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무원 인사혁신을 위한 국민 인식조사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 채용시험의 지원자가 감소하는 주된 이유(복수응답)로 일반 국민 62.9%와 공무원 88.3%가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를 1위로 꼽았다.
이어 일반 국민 53.7%와 공무원 39.8%가 응답한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2위를 차지했으며, 이밖에 ‘수직적인 조직문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 하락’, ‘과중한 업무 부담’ 등이 20% 안팎으로 집계됐다.
공무원 사기제고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관한 질문에 일반 국민은 ▷보수 인상 등 처우 개선(53.5%) ▷조직문화 개선(38.7%) ▷공정한 승진 및 성과에 기반한 보상(34.6%) 순으로 꼽았다.
반면 공무원은 ▷보수 인상 등 처우 개선(87.9%) ▷근무환경 및 복지 개선(50.4%) ▷공정한 승진 및 성과에 기반한 보상(21.1%) 순으로 답했다.
조사 결과로 미루어보아, 보수 인상뿐만 아니라 후생복지 개선이 실제로 공무원들의 공직이탈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 남양주시, 건강한 일터 만든다…직원 대상 심리상담·건강검진 지원
수면 부족, 높은 스트레스 등으로 현대인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양주시가 직원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직원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1인당 최대 6회의 대면상담을 받을 수 있는 후생복지 사업이다. 상주상담과 외부 전문기관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상주상담은 시청 내 상주하고 있는 전문가가 주 1회 상담을 진행하며, 외부상담은 위탁기관과 협약된 상담 전문기관에서 대면으로 이뤄진다.
올해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한 총인원은 132명, 이용횟수는 598회로 나타났다. 이용 직원 1인당 평균 상담횟수는 4.5회였다.
이용횟수를 연령별로 뜯어보면, 30대의 이용횟수가 234회(39%)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226회(38%), 50대 이상 79회(13%) 순이었다. 20대가 59회(10%)로 가장 적었다.
직급별로 보면 9급 직원들의 이용횟수가 151회(2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8급 148회(25%), 7급 133회(22%) 순이었다. 직급이 낮을수록 심리적인 어려움을 더 많이 겪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창구가 절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리상담 프로그램의 연간 이용횟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2년은 상주상담 213회, 외부상담 300회로 총 513회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2023년 566회(상주 186회, 외부 380회), 2024년 598회(상주 153회, 외부 445회) 등이다.
2022년과 비교해 2년 새 16.6%가 늘었는데, 해당 프로그램이 직원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업무 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시는 ‘직원 건강검진비 지원’사업을 운영, 대상 직원들에게 2년에 한 번씩 종합건강검진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시 직원들의 건강한 직장생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남양주시 공무원을 비롯해 시의원, 공중보건의, 청원경찰, 공무직 등 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3년간 추진현황을 보면, 지난 2022년 74.1%에서 2023년 90.7%, 올해 84.9% 등 높은 수검률을 보이고 있다.
향후 시는 건강검진비 지원사업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결합해 직원들의 정신적·신체적 질병을 조기진단 및 치료하는 등 건강한 직장문화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 주광덕 시장 “내부 만족=시민에 고품질 행정서비스 제공하는 기반”
노동조합과 함께하는 직원통합연수 |
남양주시는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하계휴양시설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성수기에도 부담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호텔, 리조트 등 숙박 시설을 시에서 확보한 후 객실료 일정액을 지원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직원 간 자연스러운 소통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직장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 기준 26개의 동호회가 약 735명의 회원으로 운영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부서와 직급 간 장벽을 허물고 있다.
또한, 재직 중 유명을 달리한 직원을 예우하기 위해 장례서비스를, 소속 직원의 가족이 사망하는 경우 장례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는 ▷직장어린이집 운영 ▷맞춤형 복지제도(복지포인트제도) 운영 ▷직원통합연수 ▷단체보장보험 가입 등 공무원 처우 개선 및 후생복지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주광덕 시장은 “직원 행복이 시민 행복의 시작”이라며 “직원 개개인이 자부심과 안정감을 느끼며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내부적인 만족을 넘어 시민들에게도 고품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