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대 중 유일한 감소, 유력 요인 ‘영끌’
전체 연령대 중 30대만 유일하게 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침체로 무리한 ‘영끌’ 투자가 독이 된 셈이다. [챗GPT로 제작]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올해 30대 자산이 지난해 대비 평균 2400만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 중 유일한 감소세다. 부동산 침체가 심화되며 특히 작은 평수나 변동성이 큰 지역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를 한 이들이 많은 30대가 그 직격탄을 맞았다.
17일 한국은행·금융감독원·통계청 공동 통계인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주연령대별 자산에 따르면 30대(30~39세) 평균 자산은 올해 3억6175만원으로 지난해 3억8617만원에서 2442만원 감소했다. 전 연령대 중 오로지 30대만 자산이 감소했다.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세대는 60세 이상(5억8251만원)으로 1년 사이 3414만원이나 늘었다. 40대(5억8212만원)와 50대(6억1448만원)는 각각 2090만원, 996만원씩 증가했다. 심지어 29세 이하도 1억4662만원에서 1억4918만원으로 256만원 늘어났다.
30대에서 유독 자산이 감소한 이유로는 부동산 투자가 꼽혔다.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꺾이면서 영끌로 대표되는 공격적 투자가 자산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실물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의 감소 폭이 유독 30대에서 컸다. 올해 30대 부동산 자산 감소폭은 2087만원에 달했다. 자산 감소의 대부분이 부동산에서 나타난 셈이다.
반면 20대와 50대는 감소 폭이 각각 504만원, 61만원으로 30대에 비해 적았고, 40대와 60세 이상은 오히려 871만원, 2184만원씩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실물자산 중 부동산 측면에서 보면 큰 평수의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좀 올랐지만, 영끌을 해 무리하게 산 작은 평수의 투자용 아파트는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30대의 무리한 투자가 자산 감소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 가구의 부동산 그 중에서도 거주 주택 이외의 부동산 보유액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며 “추측을 해보자면 영끌을 해 투자한 부동산이 여러 상황으로 어려워지니 팔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구주연령대별자산증감 |
상황이 이렇다보니 30대의 재무건전성은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악화했다. 30대의 부채/자산 비율은 1년 동안 0.5%포인트나 늘어났다. 순자산도 유일하게 1898만원 감소했다.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늘었다. 특히 60세 이상은 증가 폭이 3292만원에 달했다.
내년에도 30대 자산 역주행은 계속될 수 있다. 2024년 통계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작성됐는데, 부동산 시장은 12월까지도 전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되는 자산 통계 수치는 더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하락했다. 한 주 전(-0.02%)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0.02% 올랐으나 전주에 비하면 상승폭이 0.02%포인트 줄었다. 인천(-0.04%→-0.05%)은 낙폭을 키우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상승을 멈추고 제자리걸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