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더마켓 400만 육박…아워홈 가입 3배↑
유료 멤버십으로 충성고객 확보…‘록인 효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식품업계가 자사몰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이커머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유통 비용을 줄이고, 충성고객도 확보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란 계산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자사몰 ‘CJ더마켓’ 누적 회원 수는 지난달 기준 39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 늘었다. CJ제일제당은 매월 1일부터 10일까지 할인행사 ‘더마켓 세일페스타’를 열며 회원 유치 전략을 펼쳐왔다.
hy도 자사몰 ‘프레딧’ 회원 수가 올 상반기에 2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하루 평균 자사몰 방문자 수는 2021년 3만2000명에서 올 상반기 6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월평균 매출은 102% 늘었다.
hy 관계자는 “구매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제품 구매 후 리뷰로 등록된 수만 건의 고객 메시지를 분석해 신제품 출시나 제품 리뉴얼에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아워홈도 자사몰 성장이 돋보인다. 올해 1~11월 아워홈몰 신규 회원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35% 증가했다. 11월만 놓고 봐도 신규 가입 수가 전월 대비 43% 뛰었다.
올해 인기 제품 기획전, 세일 페스타 등 적극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한 결과다. 아워홈 관계자는 “10월 ‘구씨반가 청잎김치’의 시알 파리 그랑프리 수상 이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정원, 종가 등 식품 브랜드를 보유한 대상은 최근 자사몰을 리뉴얼하며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상 ‘정원e샵’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약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원 수도 약 24% 늘었다.
식품업체들은 자사몰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해 이커머스, 대형마트 등 타 판매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판매중개 수수료나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도 자사몰이 주목받고 있다.
자사몰을 통해 충성 고객을 늘릴 수 있는 ‘록인(Lock-in)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록인 효과란 소비자가 현재 이용하는 제품을 계속 선택하게 되는 현상이다. 실제 올해 1~11월 아워홈 자사몰의 재구매율은 평균 68.4%를 차지했다.
자사몰 내 유료 멤버십도 록인 효과를 위한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CJ더마켓’에서 유료 멤버십 ‘더프라임’ 제도를 운영 중이다. 더프라임 회원 수는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90% 늘어난 15만명으로 집계됐다.
hy 프레딧도 유료 멤버십을 4년째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약 4000명으로 출발했던 프레딧 유료멤버십 가입자 수는 4만명을 넘어섰다. 동원 역시 유료멤버십 회원 수가 올해에만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자사몰은 고객과의 소통 창구로도 활용된다. 직접 CS(고객서비스) 응대를 하고, 회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시험해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자사몰 매출 비중을 이커머스나 대형마트 수준까지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다른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거나 신제품 반응을 빨리 파악하는 용도로 자사몰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식품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업계의 자사몰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3조927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2% 늘었다. 10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31조1809억원으로, 지난해 규모(40조6904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식품 제조기업은 대형 플랫폼이나 유통채널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는데, 앞으로도 매출 확대 전략에 따라 자사몰 활성화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자사몰이 고객 구매행동 패턴 등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전략, 신제품 개발 기획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김치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