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지각변동 우려로 보험사간 갈등 여전
수수료 상한선에 대면채널보다 30% 저렴
이달 보험개혁회의에서도 논의 물거품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금융위원회가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25%룰’ 제도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업권간 이견은 여전한 상황이다. 은행계열 보험사들은 환영하는 데 반해, 비은행계열 보험사들은 은행의 계열 보험사 몰아주기가 횡행할 거라며 반대한다. 금융위는 방카슈랑스 채널은 대면채널 중 수수료가 가장 저렴해 소비자 입장에서 혜택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1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개혁회의에 ‘방카슈랑스 25%룰’ 제도 개선 안건은 이번에도 오르지 못했다.
금융위는 방카슈랑스 규제를 2년간 25%룰 규제를 1년차 33% 2년차 50%까지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 없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범 운영하고, 이후엔 우려사항 보완 또는 재검토를 거쳐 정식 제도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가 제도 개선을 시행하려는 건 이미 규제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25%룰은 단일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가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인데,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현재 4개 손보사(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NH농협손보)만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들은 한 손보사 상품의 판매 비중을 다 채우면 25%룰을 맞추기 위해 다른 손보사 상품을 계속 권유해야 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 보험사의 상품 비중을 다 채우면 소비자가 원해도 다른 회사의 상품을 권유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며 “방카슈랑스 실적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회사가 또 이탈할 경우 25%룰은 적용이 아예 어렵다”고 말했다.
생명보험 업계는 25%룰 규제가 완화되면 대형 은행들은 계열 생보사 상품을 우선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인 지점망을 가진 은행이 보험판매채널을 독식해 보험사들이 은행에 종속될 가능성도 있으며 기존 설계사 경쟁력이 감소해 개인의 소득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생보업계는 손보업계만 25%룰 완화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집했지만 현재는 어느정도 합의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다.
금융위는 방카슈랑스 판매비중 규제완화는 소비자를 위한 제도개선으로, 우려 사항에 대해선 충분히 보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은행과 은행계열 보험사의 지위남용은 판매비중 공시, 설명의무 강화, 사업비 제한 등을 통해 통제가 가능하다는 게 금융위의 시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은 소비자 입장에서 수수료가 가장 싼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보험업 감독규정으로 방카슈랑스의 사업비 항목에서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받는 계약체결 비용이 기존 설계사 채널보다 30%가량 낮게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른 채널과 달리 수수료 수준도 알 수 있다. 보험사들은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 은행 등 금융회사 창구와 인터넷 홈페이지, 생·손보협회 홈페이지등를 통해 방카슈랑스 상품의 모집수수료율을 공개하고 있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약 3%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제도의 시행 효과가 본래 도입 취지인 소비자 편익 증진, 금융사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모두 입증됐음에도 핵심 규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무엇보다도 대면하며 가입하면서 수수료가 저렴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뭐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