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도 집에서 TV 보실 분” 질타 쏟아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으나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안 가결 이후 4일 열린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부는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이었던 3일 오후 8시35분께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해 비상계엄 국무회의 참석 후 오후 10시45분에서 10시50분께 출발해 집으로 귀가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실 도착 후 처음 인지했다며 김 장관이 비상계엄에 대해 “경제·외교·안보분야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이튿날 열린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는 참석 통지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는 참석하고도 해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담화를 선포하면서 국무회의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욱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연직 위원이자 대북·통일정책을 관할하는 통일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라는 국가 중대사 발생을 인지하고도 곧바로 집으로 퇴근한 것도 정상적인 행보라고 보기 어렵다.
이날 국회에서는 김 장관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귀가했다며 TV를 보면서 상황을 체크했다고 밝히자 질타가 쏟아졌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엄이 선포됐는데 집으로 갔다면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 도저히 이해 안 간다”며 “국회가 해제 의결하는 것을 봤느냐. 당장 국무회의장으로 달려갔어야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통상적으로는 유선으로 연락이 오는데…”라고 말했고, 다시 권 의원은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느냐. 정말 한심하다”면서 “전쟁이 나도 집에서 TV 보실 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유선으로 연락받거나, 참석했으면 반드시 해제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옹색한 답변을 내놨다.
앞서 광복회는 사상 초유의 반쪽 광복절 경축식의 시발점이 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김 장관 등을 반민족적 수구 친일세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