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을 놓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고 헌법재판소와 학계에서도 동의하지 않는 독자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한규·김기표·김남희·민병덕·박희승·이용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헌법수호 의지가 남았다면 속 보이는 ‘윤석열 구하기’ 지연 전략을 중단하고 조속히 인사청문 절차에 응해야 한다”며 “후보 3인은 국회가 추천하는 후보자들로, 이런 경우 대통령의 재판관 임명은 국회 추천을 단순 승인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해 임명할 수 있다는 게 학계 중론”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권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기 전까지는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헌법재판관 인청특위 위원들은 “권 권한대행이 어제까지만 해도 개인 메신저를 통해 전임 원내대표가 이미 합의하고 인사청문위원까지 제출했다는 점을 얘기하며 청문 절차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며 “밤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와 협의했는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청문 절차를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권 권한대행이 전임 원내대표가 합의했는데 문제삼는다면 국민들에게 탄핵심판을 방해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말한 걸로 알려졌다”며 “현재 권 원내대표 행동이 탄핵심판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정상적인 헌법재판관 구성을 반대하면 오는 18일 오전 10시 인청특위를 개최해 이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청특위 야당 간사를 맡은 김한규 의원은 “국민의힘이 청문 절차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저희가 위원을 교체해서라도 국민의힘을 제외한 위원끼리 합쳐서 위원장을 선출하고 안건을 처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서 전향된 입장을 보이면 관련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야권 단독으로 인사청문회 진행도 고려하나’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으면 저희가 헌법재판소 9인 체제를 신속하게 만들기 위해 여당 없이 진행할 수밖에 없는 긴급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