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계엄군 국회투입’ 이진우 수방사령관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계엄 선포 뒤 국회에 병력 200여명 투입…사전 인지 의혹도
‘조사 불응’ 사유로 영장 체포…비상계엄 관련 네번째 구속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이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휘하 부대를 국회에 투입시킨 혐의를 받는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이 16일 구속됐다. 검찰이 이번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된 건 김용현(구속)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구속)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구속) 특수전사령관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 사령관에 대해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의 육사 10기 후배인 이 사령관은 여 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함께 국회 봉쇄 등을 위해 계엄군 투입을 진두지휘했다.

이 사령관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수방사 예하 군사경찰단 75명과 제1경비단 136명 등 병력 총 211명을 국회로 투입했다. 그는 작전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상황을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이 사령관은 계엄 당시 국회 현장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고, 특히 마지막 2차례 통화에서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령관은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도 “4일 오전 0시께 윤 대통령이 전화해 ‘거기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서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고 답했다”며 “(윤 대통령은)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셨다”고 밝힌 바 있다.

수방사 군사경찰 특수임무대(SDT)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인사 14명의 체포조로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체포된 인사들을 구금할 장소로 수방사 B1 벙커가 검토됐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사령관이 계엄 작전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그가 비상계엄 선포 전 수방사 제1경비단 예하 특임대대를 비상소집했다거나 수방사 간부에게 임무가 있을 것을 예고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령관 측은 이와 관련해 “3일 밤 10시께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으니 부대해 복귀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북한의 오물풍선 투척 등과 관련한 위험이 커진 것이라 판단해 직원들을 급히 소집시킨 것”이라며 사전 인지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또 김 전 장관이 당시 상황을 묻자 ‘우리 병력이 이동하기 어려워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령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응하지 않자 군사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3일 체포했다. 그러나 이 사령관 측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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