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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여성왕궁 시라간 궁전의 전통함암(목욕탕) 가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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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러스해협, 그리고 그 한복판에 있는 크즈섬 |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곳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거대 제국들이 번갈아 차지하며 동-서양 퓨전문화를 낳고, 크리스트교-이슬람교 문명화해를 도모하는 곳이다.
만약 아메리카 사람들이 유럽도 아시아도 못가봤다면, 먼저 튀르키예부터 가는 것이 유라시아를 모두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튀르키는 지중해, 흑해, 에게해, 마르마라해, 보스포러스해협 등 특별한 바다의 정취도 느끼게 하며, 고구려의 이웃 동맹국 돌궐(투르크)이 지배하면서 우리와 닮은 구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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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노력한다. 1만2000여년전 괴베클리 시대에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빵을 승무원들이 손님에게 전하기 위해 들고 있다. |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이름을 따 콘스탄티노플이었다가 중세부터 이름이 바뀐 이스탄불은 사실, 이스탄불만을 목적으로 가야하는 곳이다. 이스탄불을 일별하는 데에도 일주일은 걸린다.
그러나 앙카라, 샨르우르파, 가지안테프, 안탈리아, 이즈미르, 콘야, 아피온, 카파도키아 등 다른 목적지가 있다면, 터키항공의 환승여행 프로그램에 이스탄불의 엑기스를 향유할수 있겠다.
터키항공이 공짜로 고급호텔을 내어주는 스톱오버 여행의 알짜 코스를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의 도움을 얻어 시간대별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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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조식 [이하 사진=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제공] |
튀르키예를 여행하며 늦잠 자다 튀르키예식 조식을 빼놓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전통적인 튀르키예의 아침 식사는 그야말로 ‘아침부터 만찬’이다.
풍성한 튀르키예산 치즈와 올리브, 신선한 채소, 꿀과 수제 잼, 카이막, 그리고 계란과 토마토, 후추로 만든 아침 요리 ‘메네멘(menemen)’까지 푸짐하게 차려진다. 여기에 따뜻한 빵과 시미트, 갓 끓인 차를 함께 곁들이면 진정한 아침 만찬이 완성된다.
식사를 마치고, 이스탄불의 ‘역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역사 지구로 향한다. 아야소피아, 블루 모스크, 바실리카 지하저수지 등 이스탄불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이자 랜드마크들을 둘러보며 튀르키예의 유구한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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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토프카프 궁전 |
이어 오스만 제국의 토프카프 궁전과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을 탐방하면 그 역사가 더욱 생생히 다가온다. 주변에는 명물인 술탄 아흐메트 미트볼을 맛볼 수 있는 여러 식당도 있어 탐방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술탄 아흐메트에서 짧은 산책 끝에 도착하는 그랜드 바자르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서는 튀르키예 전통 공예품과 카펫, 도자기, 타일, 보석 등 다양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이후 에미뇌뉘(Eminn)로 가는 트램을 타고, 향신료 시장으로 이동한다. 향신료 시장에는 다양한 식재료와 약초, 향신료, 말린 과일, 튀르키예식 과자 등을 파는 노점들이 즐비해 있다. 시장에서 몇 걸음만 가면 항구가 보인다.
여기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따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약 90분간 이어지는 투어 동안 보스포루스 해협과 이스탄불 양쪽을 감상하며 석양을 즐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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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타워를 중심으로 본 이스탄불 해안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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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케밥 |
아시아쪽에선 쿠엘르 사관학교의 멋진 자태, 7탑인 메카 다음으로 블루모스크와 동일하게 6탑인 참르자 모스크, 잠자는 숲속의공주 이야기가 탄생한 크즈섬과 소녀탑 등을 감상하고, 유럽쪽에선 오르타쾨이 문화미식촌, 왕실 여성들의 거쳐로 활용되던 시라간궁전, 갈라타탑 등이 펼쳐진다. 그리고 뱃전에 드리운 찬란한 석양을 감상한다.
투어가 시작되기 전, 항구 근처에서 갓 구운 고등어 케밥을 맛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조각이 된다.
보스포루스 유람을 마치면 이스탄불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이 기다리고 있다.
미슐랭 셰프들이 선보이는 요리와 함께 튀르키예의 풍미 깊은 와인 한 잔을 곁들여도 좋다. 현지에서 맛보는 미식과 세련된 분위기가 어우러져 하루의 피로가 잊혀진다. 디저트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바클라바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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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라바 |
다음날 아침엔 카라쾨이의 구석구석을 느긋하게 걸어본다. 바삭한 시미트, 화이트 치즈, 그리고 차를 곁들여 느긋한 아침 식사를 즐긴다.
이어 보헤미안 카페와 미술관을 천천히 둘러본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새롭게 조성된 갈라타포트 해안가로 이어지는데, 해안을 따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카페, 각종 상점이 들어서 있다.
한쪽엔 프랑스 퐁피두 센터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손길이 담긴 이스탄불 현대미술관이 우뚝 서 있다. 그의 설계가 돋보이는 이 공간은 전시품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 옆에 자리한 이스탄불 회화 및 조각 박물관에서는 튀르키예 최고 예술가들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카라쾨이와 이스티클랄 거리를 잇는 고풍스러운 튀넬(Tnel)을 타고 이스탄불의 상징, 갈라타 타워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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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석양 풍경 |
탑에 올라 도시의 전경을 한눈에 담은 뒤, 이스티클랄 거리로 발길을 돌린다. 거리의 상징인 빨간 올드 트램이 스쳐 지나가고, 웅장한 건축물들이 양옆으로 펼쳐져 있다. 서점, 소품 가게들, 성 앙투안(St. Antuan)교회 같은 유서 깊은 명소들이 곳곳에 자리해 여정에 색다른 매력을 더해준다. 여기에서 이스탄불의 대표 길거리 간식인 군밤, 구운 옥수수, 홍합밥, 홍합튀김, 그리고 코코레즈(kokore)를 모두 맛볼 수 있다.
이스탄불 거리 산책을 마치고 탁심 광장과 아타튀르크 문화센터(AKM)에서 이스탄불 여행의 마지막 순간을 만끽한다.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웅장한 AKM 오페라 홀은 세계적 수준의 공연과 콘서트로 여행의 감동을 더한다. 공연이 끝나면 이스티클랄 거리의 오래된 선술집으로 발길을 돌려, 메제와 신선한 생선 요리, 라키 한 잔을 곁들이며 이스탄불 투어의 아쉬움을 달랜다.
탁심광장 근처에는 콘야가 고향인 셰마 공연장도 있고, 귀국을 준비하며 가족 친지에게 줄 선물을 마련할 상점이 즐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