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량 크게 줄고 있어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 “이달 5일에 파크리오 59㎡를 계약하러 오겠다던 부산에 사는 투자자가 계엄이 난 다음날 곧바로 계약을 해지했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고 계약 여부를 다시 묻는 전화에 ‘좀 더 기다릴 생각이다’며 전화를 끊었다”(송파구 신천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부동산 매수심리가 빠르게 꺾이고 있다. 대출규제로 관망세가 이어지던 중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때문에 잠재적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도 위축되며, 거래량은 빠르게 감소하고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아파트 매물은 8만7903건으로 3달 전(7만9925건)에 비해 9.9%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매물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 17개 전 광역시도에서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물이 가장 소폭 늘어난 곳은 전북·경북으로 각각 4.7%(1만3190건→1만39819건), 5.8%(1만9075건→2만186건) 수준이고 제주·인천은 각각 25.3%(1766건→2213건), 13.8%(3만3959건→3만8661건) 늘어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서울 내에서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하락장세에서도 큰 폭으로 상승했던 용산구(3.8%·1831건→1902건)와 강남구(4.1%·7692건→8011건)는 매물이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마포(16.9%·2913건→3406건), 동대문(16%·2717건→3153건)을 중심으로 강북지역의 매물은 크게 늘었다.
‘팔겠다’는 매물 증가에도 시장에서 소화가 되지 않는 셈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
앞서 서울에선 5월 이후 집값이 오르면서 거래량이 증가 흐름을 보였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월 5294건이던 것이 6월 7916건으로 7월에는 9210건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고 가계대출 강화에 대출 규제가 전방위로 진행되면서 거래는 빠르게 줄었고 9월은 3133건, 10월 3744건, 11월에는 292건, 12월에는 365건을 기록하고 있다.
11월과 12월 거래는 아직 신고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았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더욱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어지던 관망세에 탄핵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심각한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박 교수는 “내년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 3월이 되면 전세가격이 뛸 수 있다”면서 “낮은 매수심리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