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줄기에는 항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브로콜리(Broccoli)는 이탈리아어로 ‘꽃봉오리들’이란 뜻이다. 이름처럼 우리가 주로 먹는 브로콜리는 ‘꽃봉오리’ 부위다. 반면 줄기는 대부분 먹지 않고 그대로 버린다.
하지만 줄기에도 꽃봉오리 못지않은 영양소가 들어 있다. 항암 물질 설포라판(Sulforaphane)과 비타민C, 베타카로틴 등이 더 많다. 줄기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면 브로콜리의 항암 효능을 최대한 얻을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버려지던 양도 줄어든다. 환경 보호와 건강에도 이롭다.
브로콜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최고의 항암식품’ 1위로 선정한 ‘항암푸드’다.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설포라판과 인돌(Indole) 화합물의 함량이 높아서다.
특히 설포라판은 줄기에 가장 많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함량은 줄기, 잎, 꽃봉오리 순으로 높다. 줄기에는 꽃봉오리의 약 4.5배에 달하는 설포라판이 들어 있다. 설포라판은 암과 싸우는 효소를 활성화해 피부암·대장암·폐암·위암 등을 예방한다.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함량도 꽃봉오리보다 3배 이상 많다. 위 점막 보호를 돕는 비타민 U도 풍부하다.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에서 소개한 국내 논문(2014년)에 따르면 브로콜리 줄기 섭취는 발암 가능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의 생성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브로콜리 구이 [123RF] |
줄기의 항암 성분은 대부분 수용성이다. 물에 끓이는 것보다 수증기로 쪄야 영양 흡수율이 높아진다. 단 10분 끓이면 일부 영양소가 줄어들 수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영양학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적은 물’을 넣고 브로콜리를 ‘5분’ 쪘을 때 항암 효과가 극대화됐다.
브로콜리 줄기를 더 맛있게 먹으려면 겉껍질을 살짝 벗겨내거나 줄기 끝부분의 3㎝ 정도를 잘라내면 된다. 식감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줄기는 꽃송이와 가까울수록 부드럽고, 끝부분은 식감이 다소 거칠다.
영양소가 풍부한 줄기는 샐러드 토핑이나 각종 수프에 활용할 수 있다. 간장으로 조려 영양 반찬을 만들어도 좋다. 브로콜리 줄기에 올리고당, 간장, 후추 등을 넣고 졸이면 끝이다.
궁합이 좋은 식재료는 아몬드, 잣이다. 브로콜리 줄기와 함께 볶거나 구우면 된다. 고소한 맛이 매력이다. 조리 과정에서 오일을 사용하면 브로콜리가 가진 비타민A의 흡수율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