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써내려가고 있지만 한국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접근할 수 없어 상승의 기쁨을 온전히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지난 1월 상장 이후 약 360억달러(약 51조7000억원)가 유입됐다.
기관의 자산배분 성격의 매수에 비트코인 랠리에 동참하려는 개인이 뭉칫돈을 들고 비트코인 현물 ETF로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현재 우리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ETF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물 ETF 거래를 할 수 없다.
반면 선물은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고 있어 비트코인 선물 ETF는 거래가 가능하다.
문제는 선물 ETF가 실제 비트코인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초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50%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선물 ETF의 경우 수익률이 80%대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선물 ETF는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선물을 담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을 제대로 추종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선물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선물 ETF 역시 기초자산인 비트코인보다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무엇보다 선물 ETF의 높은 수수료가 상승폭을 깎아 먹고 있다. 현물 ETF의 경우 수수료가 0.2% 안팎으로 매우 저렴하지만 선물 ETF는 1%가 넘는 것도 있다. 운용 방식 자체가 복잡한 탓에 수수료를 높게 받는데다 선물은 만기마다 롤오버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그런가하면 높은 배당(분배금)이 오히려 비트코인 상승장에 올라타고 싶은 투자자에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선물 ETF인 ‘ProShares Bitcoin ETF(BITO)’의 경우 매달 배당을 지급한다. 이로 인해 BITO는 주식의 배당락처럼 배당할 때마다 가격이 떨어져 단순 수익률은 연초 이후 20%대에 그친다. 배당을 합한 총수익률(total return)은 100%가 넘지만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선물 ETF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물의 가격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