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와 직접 소통할 계획…그가 힘 실어줄 것”

우크라이나 지방의회·지역당국 회의에서 밝혀
“이미 여러 차례 만나 대화…중재자 필요 없어”


볼로지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브에서 폴란드 총리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소통할 계획이라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방의회·지역당국 회의에서 “나는 트럼프 당선인과 연락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이를 위해 다른 국가나 자신의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정치인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중재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더 많은 세부 사항이 필요하며 양국 대통령의 팀이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서로 알아가는 단계일 뿐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기 전까지는 법적인 권한이 없어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더 긴밀한 접촉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만날 것이며 그 후에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승리 계획’ 중 어떤 부분을 지지하고, 어떤 부분은 지지하지 않는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어쩌면 그가 본인 생각을 추가할 수도 있다. 나는 그가 우리의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믿고 기대한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종전 해법과 전후 구상을 담은 ‘승리 계획’은 크게 5가지 목표로 구성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핵심이며, 러시아 영토로 전장 이전, 완충지대 확보, 전후 안보구조 마련 등이 제시된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의 팀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이 같은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성탄절 휴전 등을 제안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재차 비판하면서 그에게는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강력한 국가이며, 푸틴의 침략에 맞서 전장에서 이를 증명했다”며 “유럽에서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아무도 없다. 오르반 총리에게 그런 군대가 있을까? 어떻게 푸틴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을까? 농담이나 웃음으로?”라고 비꼬았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11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성탄절 휴전과 대규모 포로 교환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런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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