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R&D 통한 외형 성장세 지속”
HD현대 산하 2개사, 근원 경쟁력에 집중
HD현대건설기계 인도공장 생산라인 전경.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HD현대건설기계]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각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건설기계 ‘빅3’(두산밥캣·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가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확대, 신흥 시장 내 입지 강화 등을 제시했다. 업계는 올해 들어 시장 둔화, 해외 인프라 투자 감소 등에 나란히 실적이 쪼그라든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건설기계 3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합산액(연결 기준)은 각각 3조4928억원, 1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매출 4조3499억원, 영업이익 4376억원)와 비교하면 각각 19.7%, 57% 급감한 수준이다.
이들 3사는 세계 경기 불확실성 따른 건설기계와 엔진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입었다. 고금리 장기화,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로 조정기가 이어진 가운데 미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더딘 수요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업계는 세계 건설기계 시장이 올해와 내년 중 저점을 지난 이후 완만한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사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고 2029~2030년까지의 성장 목표와 함께 그간의 사업 기조를 바탕으로 한 성장 전략을 내놨다.
두산밥캣의 경우 외형 성장을 위한 M&A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선 M&A 사례를 통해 핵심 경쟁력을 증명했고, 성숙기인 건설기계 업종에서 추가 성장을 위해선 인접 사업군으로 사업 확장 필요가 있단 판단에서다. 앞서 두산밥캣은 2019년 미국 쉴러 그라운드 케어의 잔디깎기 사업부문, 2021년 두산 산업차량 부문 등을 인수했다. 가장 최근엔 2021년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팔았던 유압부품 전문기업 모트롤의 지분을 인수했다.
다만 두산밥캣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나와 두산로보틱스로 분할 합병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며 공격적인 M&A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을 추진하려면 대상 기업의 지분을 무조건 100% 사들여야 하는데, 이번 분할합병 무산으로 ㈜두산의 손자회사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제약은 있지만 과거 M&A 사례도 있고, 기존 시장은 레드오션이므로 새 기회를 찾기 위해선 M&A를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두산밥캣은 2030년 매출 16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1월 두산밥캣 인천 지게차 공장에서 박형원(왼쪽 일곱번째) 두산밥캣코리아 사장 등이 수소 지게차 1호기 출하를 기념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두산밥캣] |
HD현대그룹 산하의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 두 회사는 근원 경쟁력 강화와 양사 간 시너지 창출, 신흥 시장에 집중한단 계획이다. 앞서 HD현대그룹은 지난 2021년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하고 건설기계 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출범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합병보다도 양사 간 시너지에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선진 시장을 대체할 신흥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다변화되는 고객 수요와 사업 영역을 겨냥해 기존 제품군을 확장할 방침이다. 또한 공백이 있거나 저성과 지역에서 판매 딜러가 있는 지역(커버리지)를 늘리고, 현지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밖에 미래 파워트레인과 내연기관 등 엔진 시장과 관련해선 제품 풀 라인업(Full Line Up)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 목표로는 2029년 매출 7조~8조원, 영업이익률 10% 이상, 매년 매출의 4~5% 수준을 R&D 비용으로 투입하겠단 내용을 밝혔다.
HD현대건설기계도 시장 및 제품 혁신에 공들인단 방침이다. 지역 특화 수요 기반을 확충하고, 딜러 독점화·대형화 등으로 시장 특화 전략을 추진한다. 또한 굴착기 외 컴팩 및 전략 기종 확대, 지역별 전략 제품군 육성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나선다.
아울러 내년 울산캠퍼스 선진화 완료를 기점으로 제조경쟁력을 높여, 초대형 장비 생산·판매 확대 기반을 다진다. 특히 인도 시장을 신성장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현지 시장에서 2027년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하겠단 방침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 내에서 권역별 종합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딜러 커버리지 확대 및 신규디럴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2029년 매출 6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