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주춤’ FOMC 앞두고 숨 고르는 美 증시···다우, 9일 연속↓[투자360]

다우지수, 1978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 기록
다우 편입된 엔비디아도 주춤···최저 종가 기록
CNBC “다시 기술주로 회귀하는 현상”


[AP]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결정을 하루 앞둔 경계감과 함께 숨 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특히 전통 우량주 그룹 다우지수는 9거래일 연속 뒷걸음치며 1978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 기록을 세웠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7.58포인트(0.61%) 밀린 4만3449.9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47포인트(0.39%) 내린 6050.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4.83포인트(0.32%) 낮은 2만109.06을 각각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4일 사상 처음 4만5000선을 돌파 마감하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를 모은바 있으나 하루 뒤인 지난 5일부터 9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다우지수 하락에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하락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8일 엔비디아가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의 총아’ 엔비디아 주가는 ‘조정 국면’에 진입해 지난 10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22% 밀린 13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0월 7일(127.72달러)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날 장중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최고 마감 기록까지 새로 썼던 나스닥지수까지 뒷걸음쳤다. 특히 전날 나스닥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브로드컴 주가도 3.91% 반락했다.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은 지난 13일 상장 이래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엔비디아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연이틀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이날 빅테크 기업 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는 장중에 또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애플 주가는 253.63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규모가 3조8200억 달러대로 커졌다. 테슬라 주가는 483.99달러를 기록했고, 알파벳은 201.42달러를 찍은 뒤 반락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는 오르고, 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한 셈이다.

‘트럼프 랠리’로 상승했던 경기 순환주도 차익실현에 나서며 주가가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임의소비재(0.28%)만 오르고 나머지 10개 종목은 모두 1% 미만 하락했다. 에너지(-0.76%)·금융(-0.69%) 업종 낙폭이 가장 컸다.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다우지수 하락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 대선에서 승리한 후 주가가 뛰었던 전통적 우량주·‘구경제’(old economy) 종목에서 다시 기술주로 회귀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제프 킬버그 KKM 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M7 성과 추적자들이 2024년 마지막 질주를 벌이면서 S&P500 나머지 종목들이 사이드라인으로 비켜서고, 다우지수는 내몰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나온 신규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시사한 동시에 인플레이션 재촉발 우려를 부추겼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한 7억246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8% 증가한 수치다. 이는 미국인들의 소비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CNBC는 미국 경제가 견조하고 인플레이션이 재가열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 연준의 이번 달 금리 추가 인하 조치는 불필요한 것일 수 있다고 평했다.

크리스 라킨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 거래·투자 총괄은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상방 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며 “연준이 하루 뒤 금리를 25bp(1bp=0.01%) 더 내리겠지만 앞으로 강력한 경제 데이터가 추가로 나온다면 내년 1월에는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한편 17일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에 전일 대비 32.16포인트(1.29%) 내린 2456.81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전일 대비 4.06포인트(0.58%) 내린 694.47에 장을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를 앞두고 경계심리 유입과 함께 지난주 상승 이후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며 “25bp 금리인하는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점도표와 경제전망 발표 결과를 예상하며 투자자들의 저울질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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