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로 시장 부담 ↑…트럼프發 정책 불확실성도 커져”
“우려 선반영”…수출업종 환율 효과 기대감도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8.50포인트(1.95%) 내린 2435.93로 마감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9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또 다시 빠져나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더 매파적(긴축 선호)인 금리 정책을 시사한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 결과다.
하반기 내내 ‘셀코리아’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가 연준의 통화정책 우려로 인해 복귀가 더욱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으론 국내 증시가 이미 ‘역사적 저평가’ 구간인 데다, 수출 중심읠 대형주에겐 달러 강세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수 낙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5% 내린 2,435.9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1.89% 내리는 등 양대 시장 지수가 나란히 2%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하면서도 향후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연준은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로 당초 예상인 4차례보다 2차례 줄어든 2차례 인하를 시사하면서, 3차례 인하를 예상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 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2.1%보다 높은 2.5%로 조정했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8을 넘어 연고점을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50원을 넘어섰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000억원 가까운 순매수세로 7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한 외국인은 하루 만에 다시금 4000억원이 넘는 매도세를 보였다.
전날까지 1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로 코스피를 떠받치던 기관마저 이날은 5000억원 넘는 순매도세를 보이는 증시 수급이 급격히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금리인하 경로의 변경이 국내 증시에 당분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내년 3차례 인하로 기대감을 낮췄으나 그보다 더 매파적 결과가 도출됐다”며 “이번 결과로 내년 1월 금리동결이 유력해졌고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시장의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에서 보는 내년 1월 연준의 금리동결 가능성은 94%까지 높아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하면서 무역분쟁 고조와 관세 확대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고조될 경우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에 따르면 이번 경제 전망에는 트럼프 정책 영향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내년 말 인플레이션 수치를 2.5%로 예상했다면 내년 정책 경로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트럼프 취임 이후 연준의 정책 스탠스는 지금보다도 더 신중해지고 당분간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 원화도 정치적 불안으로 너무 약해졌지만 약세 압력이 크게 완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이미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 연준발 변수의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11월 이후 내내 소외되는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악재들은 대부분 선반영해왔고, 그 결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상으로 밀릴 여지가 적어진 구간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 수출업체에는 환율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둔화세인 국내 수출에 반등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삼양식품0(6.08%), 농심0(3.75%), 오리온0(3.03%)을 비롯한 음식료품, 코스맥스0(2.75%), 한국콜마0(1.29%), 애경산업0(1.22%) 등 화장품, HD현대중공업0(5.15%), HD현대미포0(2.44%), HD한국조선해양0(2.39%) 등 조선을 비롯한 수출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인하 사이클은 유효하고 물가 상승은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는 저평가 상태이고 기관 매수세도 강력하게 유입되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