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40대 미혼자의 비율이 최근 20년간 5배 이상 늘어나고, 비혼 동거·출산에 대한 태도는 대부분의 집단에서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 등 13개 연구보고서를 포함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4’을 발간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연합] |
‘미혼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가치관 변화’ 연구에 따르면 40대 남성 미혼자 비율은 2000년 3.5%에서 2020년 23.6%로 6.7배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2.1%에서 11.9%로 5.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혼인 시기가 미뤄진 데 더해 평생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생애 미혼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는 “미혼자의 결혼 긍정 인식은 감소 추세이며 결혼 의향은 교육, 경제, 건강이 좋을수록 높다”고 밝혔다.
미혼자와 유배우자의 비혼출산에 대한 태도 [통계청 제공] |
남성은 결혼한 남성보다 미혼자의 대졸자 비율과 고용률이 낮게 나타났지만 여성은 반대로 미혼자의 대졸자 비율과 고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자 중에서 결혼을 긍정적이라고 보는 비율은 20대에서 40대로 올수록 점차 낮아졌다.
비혼 동거와 비혼 출산에 대한 태도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집단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는 미혼자와 유배우자 간 태도 차이가 크지 않으나 40대의 경우 미혼자가 더 긍정적이었다. 연구는 “한국사회에서 다양한 가족에 대한 허용적 태도가 결혼 유뮤와 상관없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19~34세 미혼자 가운데 결혼 의향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2022년 기준 결혼 의향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20대 남성에서 80.2%, 여성은 71.1%로 나타났다. 30대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80.0%, 72.5%였다.
지난해 20~30대 청년세대의 40% 이상은 우리 사회에서 남녀 간 갈등, 즉 젠더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젠더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가 부각되는 시점에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문제나 삶의 중요 요소에서도 청년세대 내 성별 격차가 드러났다. 19~34세 청년 중 연애, 결혼, 출산과 양육은 남성이 더 중요시했고 사회 기여는 여성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위협과 기후위기는 청년 여성이 청년 남성보다 더 많이 걱정했다.
이번 사회동향에는 2000년 이후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은 출생보다 지역 간 인구이동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도 담겼다.
2000년대 들어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전체 인구에서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께 50.7%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같은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을 일으킨 핵심 요인이라고 연구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