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인플레 우려’에 움츠러든 美연준…한국 증시 어쩌나 [투자360]

2025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 규모 줄어
트럼프 정책의 인플레이션 자극 우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식 중개인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낙담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우영·유동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025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적고, 그 속도 역시 더딜 것을 시사하면서 한국 증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던 시장의 시선은 2025년으로 쏠렸다.

당초 지난 9월 회의 때만해도 4차례에 걸쳐 25bp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던 연준은 인하 횟수를 2번으로 줄였다. 2026년 금리 전망 중간값도 2.9%에서 3.4%로 올라갔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인 금리 전망, 즉 중립금리 전망도 상향됐다.

미 연준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비둘기 날갯짓을 기대했던 시장은 갑작스러운 매의 발톱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95% 내렸다. 최근 2년래 FOMC 회의날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56% 하락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15포인트 수준의 안전된 흐름을 보이다 FOMC 이후 30포인트선까지 급등했다.

연준이 이처럼 태도가 확 바뀐 것은 역시 물가 걱정 때문이다. 연준은 2025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9월 2.1%에서 이번에 2.5%로 올렸다. 반면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은 2.0%에서 2.1%로 소폭 올리는데 그쳤다. 경제가 좋아지긴 하겠지만 2024년만큼은 아닐 것이고, 물가는 더 많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연준을 신중하게 만들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위원들이 금리 전망을 할 때 예상되는 정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관세 강화, 이민자 정책 등이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증시에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당장 환율은 더욱 비우호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비상 계엄으로 촉발된 원화 약세는 탄핵 소추안 통과로 불확실성이 완화됐음에도 이날 야간시장에서 장중 1450원에 도달하는 등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한-미 간 금리정책 차별화가 확대되면 달러화 강세는 더 커져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수 있다.

나성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달러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으로 추세적으로 유입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025년 1월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제약은) 국내 통화정책 완화에도 상당부분 제약이 될 수 있어 앞으로 점더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 스탠스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란 점에서 우려가 잦아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너무 매파적이라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금리인상 사이클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은 감안을 해야겠지만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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