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수직농장에 플라즈마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여 상추를 재배하는 모습.[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수직농장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플라즈마 기반 스마트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기술연구소 홍용철 박사팀은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식물 생장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공급하고, 대기 중 질소를 비료로 전환하여 활용하는 ‘플라즈마 버너 연소식 탄산시비(炭酸施肥)’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스마트팜의 한 형태인 수직농장은 정해진 공간에 선반을 수직으로 쌓아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경제성 및 농작물 품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수직농장과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작물을 고밀도로 재배할 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져 생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가스나 LPG 등의 연료를 연소하여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으나, 연소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여 정화를 위한 후처리 장치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플라즈마 버너 연소식 탄산시비’ 기술은 플라즈마로 연료를 연소하는 방식으로, 기존 연소 반응 대비 연료와의 반응 속도가 빨라 완전연소를 유도할 수 있어 유해가스 배출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에 추가 정화시설이 불필요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탄산시비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수직농장의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플라즈마로 대기 중 질소를 비료로 전환하는 ‘대기질소 비료화 기술’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플라즈마 방전으로 대기 중 공기와 질소를 반응시켜 활성종을 생성하는 것으로 물, 공기, 플라즈마만으로 비료를 생산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진. 양건우(왼쪽부터), 홍용철, 송종석 박사.[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
또한 식물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약 50~100배로 고농축된 비료를 생성하고 이를 물에 녹여 사용함으로써 운송과 보관 효율성을 높이고, 적은 양으로도 많은 농작물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수직농장 외에도 전력 인프라와 비료 수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태양광 시설 등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실제 수직농장에 적용하여 실증 평가를 수행한 결과, 기존 탄산시비 및 질소 비료 기술과 유사한 수준으로 작물의 생장률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확인하여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홍용철 박사는 “플라즈마 기반 스마트팜 기술이 실제 농업 현장에서도 유용성이 입증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며 “현재 산업체 기술 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국내외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영국 핵융합연 원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플라즈마 기술이 인류의 식량 문제 해결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플라즈마와 핵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신산업 창출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