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가운데) 금융위원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에서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내년 산업은행을 통해 2%대 국고채 수준의 반도체 저리대출 공급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량 중견기업의 회사채 직접 발행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에서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이 어려워진다는 일부 우려가 있다”며 “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과 함께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자”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주요 관계자와 SK하이닉스, 한화솔루션, 한온시스템 등 주요 기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국내 기업의 최근 자금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치 상황에도 기업자금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금리·환율 등의 거시 환경이 기업에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 ▷위험가중치 적용 기준 개선 등 은행의 건전성 부담을 낮춰 기업금융 확대를 지원하고 국회와 협의해 주요 경제법안에 대한 신속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한 내년도 정책금융 공급계획에 산업부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중점분야에 충분히 자금을 공급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혁신 기술과 기업에 대한 투자지원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반도체 저리대출 공급 ▷우량 중견기업의 회사채 직접 발행 지원 검토 ▷지역특화 벤처플랫폼 확충 및 정책기관 연계 강화 등 새로운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에는 내년 업무계획 수립 시 실물경제 안정을 위한 역할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가계·부동산 부문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 부채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자금지원 방식을 고민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재무상태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자금상황, 회사채 차환·신규발행 상황 등을 살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참석 기업은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에 대한 지원자금 확대 ▷중저신용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규모 확대 ▷중소기업을 위한 저리대출 확대 및 금리부담 완화 등의 금융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