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왼쪽)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헤럴드경제 DB] |
노상원 휴대전화, 통화기록 모두 확보
국방장관-정보사령관 모의 확인 계획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비선’으로 12.3 비상계엄 사전작업에 깊숙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이 공수처와 함께 정보사령관의 사전모의 전모를 재구성하는데 주력한다. 이를 바탕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진술도 처음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전날 구속된 노 전 정보사령관을 이날 오후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벌인다. 특수단은 지난주 노 전 사령관을 긴급체포하면서 휴대전화 등 핵심 물증을 확보해 분석했고 법원으로부터 통신영장도 발부받아 통신 기록도 손에 쥐었다. 문상호 사령관, 김용현 전 장관 등과 접촉한 기록을 상당수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을 동원해 비상계엄 계획을 입안하는 판을 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육군사관학교 선후배 사이로 절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하며 그간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북파공작부대(HID) 동원 정황도 발견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에 비상계엄 발동 후 HID를 운용하려던 정황을 혐의로 적시했다. 더불어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과 현직 문 사령관의 이달 초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 사실도 확인한 상태다.
경찰 특수단은 지금까지 수사로 알게 된 내용을 토대로 또다른 계엄 ‘키맨’인 김용현 장관을 대면조사할 방침이다.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꾸린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이름으로 검찰에 김 전 장관의 진술 기록 확인을 요청한다. 나아가 추가 대면조사도 벌여 그간 확인한 사실에 관한 진술을 직접 받을 계획이다.
특수단은 앞서 김 전 장관 공관과 국방부 집무실 등을 두 차례 압수수색해 핵심 물증을 확보한 상태. 하지만 인신 구속은 정작 검찰이 선수치면서 대면조사를 벌일 기회가 없었다.
경찰은 문상호 사령관 수사를 담당한 수사관 2~3명을 단기파견 형식으로 공수처에 보내기로 했는데, 이는 국방장관-전현직 정보사령관-방첩사령관으로 구축된 ‘협의체’ 규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 부분이 정리되면 정점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수괴’ 혐의를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강제수사 후속 계획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