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폭행 혐의를 받는 이근 전 대위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불법 참전’ 건으로 출두한 법원에서 자신을 찍는 유튜버를 상대로 주먹을 휘두른 이근(40) 전 대위가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양지정 엄철 이훈재)는 이날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위에게 1심과 같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정 인근에서 일어난 범행이어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공권력에 대한 대항이라기보다는 개인감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피해자도 피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점을 참작했다”면서 “1심의 형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검사와 이 전 대위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지난해 3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부근에서 이 근 전 대위가 유튜버 구제역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재판부는 이날 선고를 마친 후 이 전 대위에게 “처음엔 피고인이 법정 근처에서 폭력을 행사해 엄히 처벌할까 생각했는데, 피해자가 도발을 한 점을 참작했다. 그런데 또 피고인이 빌미 제공을 하기도 했다”며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며 양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행동에 대해, 상대방만 비난할 게 아니고 내가 빌미를 제공한 지 없는지 생각해 보고, 이런 일로 계속 법정에 오지 않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이 전 대위는 지난해 3월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참가에 따른 여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나오던 길에 유튜버 이준희(활동명 구제역) 씨와 시비가 붙어 주먹으로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위는 이준희 씨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휴대전화를 손으로 쳐 떨어뜨려 파손시키고 공개 장소에서 욕설한 혐의도 받는다.

이준희 씨는 당시 현장에서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이 전 대위를 고소했다.

앞서 1심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가 피고인을 도발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면서 “피해 회복을 시키거나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황으로 고려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