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윤진규PD “정보 이면에 있는 사람의 가치를 발굴하는 게 정체성”

윤진규 PD와 MC 이만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아날로그 감성 로컬기행 다큐멘터리 KBS1 ‘동네 한 바퀴’가 300회를 맞았다. ‘동네 한 바퀴’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동네의 가치를 재발견해준다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잘 발휘되고 있다. 시청률도 5%대 정도로 높게 나온다.

‘동네 한 바퀴’는 300회를 맞아 오는 21일부터 ‘재외동포 특집 2부작, 중앙아시아를 가다’를 방송한다. 1부에선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방문하고, 2부에선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를 방문해 우리의 이민사를 잘 볼 수 있는 중앙아시아 재외동포의 삶을 조명한다.

20일 KBS 본관에서는 ‘동네 한 바퀴’ 3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윤진규 PD와 MC로 활약 중인 이만기가 참석했다. 다음은 윤진규 PD와의 인터뷰.

-300회를 맞은 소감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 보낼 때의 목표는 100회 가는 것이었다. 내부적으로는 1천회 갔으면 하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는 했다. 그런데 3백회를 맞으니 감개무량하다. 군대에서 하는 이야기로 ‘살아줘서 고맙다’다. 사람들을 만나고,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인간극장’이 25년이 됐다. 이런 큰 산을 목표로 가보려고 한다. 감사하기도 하지만, 초심을 잃지 말고 소중한 가치를 생각하며 동네 사람들을 만나려고 한다.

-‘동네 한 바퀴’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말해달라

▶2018년 우리가 몰랐던 숨은 보물 찾기를 하자고 했는데, 유사한 여행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그래서 저희의 오리지널리티 (originality 독창성)는 유지하면서 정체성을 찾고자 했다. 동네 한 바퀴만의 개성을 담는 것인데, 단순히 정보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정보 이면의 사람의 가치, 사람의 재발견이 ‘동네 한 바퀴’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3박 4일동안 발로 뛰는데, 이색적인 맛집 만을 찾는 게 아니다. 주인이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인가? 공감 가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느냐다. 맛집은 잠깐이고 그것을 꾸려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게 차별점이다. 동네한바퀴의 인간극장이 정체성이자 차별성이다.

윤진규 PD


-300회 특집으로 중앙아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100회, 200회, 300회가 가장 힘들다. 매주 방송을 하는데, 또 계기성으로 큰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내부적 고민이 있다. 정규 아이템처럼 하면 묻혀버린다. 그래서 해외에 가보자가 첫 번째 원칙이었다. 작년에 브라질과 LA에 가서 반응이 좋았다. 외국에 나갈 뿐만 아니라 휴먼적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앙아시아는 코리아 디아스포라의 상징이다. 고려인들 삶의 터전에 가면 공감이 갈 것이라고 해 선택했다. 50만여 고려인이 사는데, 우즈베키스탄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카자흐스탄이다. 고려인 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정착해 산다. 그들의 삶을 잘 담아보려고 했다. ‘인간극장’의 확장판이다.

-MC 이만기의 장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체력이다. 일정이 힘든데도, 제작진의 부탁을 한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 산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두번째는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MC인 동네지기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그들 눈높이에 맞춰 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잘 끌어낸다. 이만기 씨의 품성과도 관련된 거다.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미덕이다.

-해외촬영할때 힘든 점은 없었나

▶해외촬영의 가장 어려운 점은 돈이다. 재외동포청에서 일부를 지원해줘 감사하다. 국내에서는 만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촬영이 가능한데, 그 분들은 한국말을 몰라 통역자가 붙다 보니, 조금 힘든 점이 있었다.

-해외 촬영 계획이 또 있는가?

▶매해 한번씩 해외에 나가려고 한다. 내년은 한일수교 60주년이다. 일본에 가서 특집 2부작을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인이 있는 곳은 어디건 가서 담자는 게 목표다. 더 큰 목표는 북한도 가고싶다. 물론 상황이 맞아줘야 하지만.

-‘동네 한 바퀴’의 인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장수 프로그램이 되려면 10년은 해야 한다. ‘동네 한 바퀴’는 한창 성장 진행중이다. 특별한 장치를 쓰는 게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는다. 작은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의 색깔을 아이템으로 쓴다. 그래서 진솔하게 풀어내 공감되게 만들려고 한다. 정보 프로그램들은 많지만 정보 이면의 사람을 담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다. 우리는 사람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다. 정보 이면의 사람 이야기를 발굴하려는 노력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계속 사랑해달라. MC 이만기 씨와 제작진이 멋있게 늙어가면서 방송하고 싶다. 그것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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