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 중 2조6100억원(6월말 기준)가량이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금융사 투자 비중이 높은 오피스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산 부실화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5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대비 7000억원 감소한 수치로 금융권 총자산 7081조6000억원의 0.8%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의 투자 잔액이 31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은행 11조7000억원 ▷증권 7조8000억원 ▷상호금융 3조6000억원 ▷여신전문금융 2조1000억원 ▷저축은행 1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5조2000억원으로 60% 이상을 차지했고 ▷유럽 10조5000억원 ▷아시아 3조9000억원 ▷기타 및 복수지역 6조7000억원이었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는 올해 말 4조6000억원이 만기를 앞둔 것으로 파악됐다. 2030년까지 43조4000억원이 만기에 도래하며 만기가 2031년 이후인 투자액은 12조9000억원이었다.

해외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국내 금융사의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월 말 기준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4조7000억원 중 7.5%인 2조61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금융기관이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해당 사업장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는 손실을 볼 수 있다.

EOD 발생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1조3300억원에서 9월 말 2조3100억원으로 뛴 데 이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2분기에도 1000억원 안팎씩 늘었다. 자산 유형별로 보면 복합시설 등의 EOD가 1조5600억원이었으며 ▷오피스 7800억원 ▷주거용 부동산 2400억원 ▷호텔 200억원 순이었다.

금감원은 오피스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개선이 지연되는 등 투자자산 부실화와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9월 말 오피스 공실률이 20.1%다.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이 총자산 대비 크지 않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이 있어 투자손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