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년 초부터는 가계대출 실수요자에 자금 공급을 더욱 원활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 부동산 가계대출과 관련해선 수요자가 더욱 여유를 느끼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말에는 연중에 있었던 수도권의 지나친 부동산 급등세에 대응해 엄정하게 가계대출을 관리했지만 내년에는 시기별 쏠림이 과하지 않게 평탄화해 관리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 원장은 “해가 바뀌면 가계대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실수요자에 자금 공급이 원활히 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에 수도권과 지방에 실질적으로 차이를 두는 정책 방향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각 은행에서 내년 가계대출 운영 계획을 받고 있다”면서 “비수도권 부동산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를 잘한다는 전제 하에 수도권보다 여유 있게 목표치를 운영하도록 공간을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원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지주 검사 결과 발표를 내년 1월로 미룬 데 대해 “위법 행위에 대해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내규 개정을 통해 함영주 회장 연임 시 임기를 보장할 수 있는 길을 연 것, 농협금융지주가 자회사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이 원장은 “어느 분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내부통제 관리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이사의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를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하도록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함영주 현 회장이 연임할 경우 임기가 3년 이상 가능하다.

이 원장은 “아직 함영주 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지 안 할지를 모르는 상황이어서 셀프 개정이라고 하긴 어렵다”며 “현 회장의 품성 등을 고려했을 때 혹여 연임에 도전하더라도 굳이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본인에게 규정 적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와 관련해선 “금융의 전문성, 건전성, 운영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경험에 더불어 농민·농업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를 가진 균형 있는 분에 대해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우리금융지주와 관련해선 현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도 파벌주의 문제나 여신, 자산운용 등 난맥상이 크게 고쳐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문제고 이 부분을 (검사 결과 등에) 엄정히 반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